또 누굴 위한 ‘고난의 행군’인가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8일 '조선의 최강의 힘'이라는 제목의 정론(사설에 해당)에서 "혁명의 길은 멀고 험하다. 풀뿌리를 씹어야 하는 고난의 행군을 또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90년대 '고난의 행군'땐 3백만명 굶어죽어

첫 번째 '고난의 행군'은 1994년 김일성 사망 후 경제 사정이 극히 어려워진 북한 정권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며 내놓은 구호였다. 그때 북한에서는 3백만 명이 굶어 죽은 것으로 보도됐다. 노동신문이 이번에 또다시 '고난의 행군'을 언급한 것은 안보리와 국제사회의 제재가 북한경제에 견디기 어려운 실질적 압박과 깊은 상처를 내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평양에선 주민 1인당 매달 쌀 1k씩 거둬

북한은 최근 전국적으로 '식량 절약 운동'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평양에서는 주민들에게 매달 쌀 1㎏씩 거두는 등 고난의 행군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향후 3년간 식량 부족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식량 절약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 농민들에게는 군대 지원용으로 식량을 추가로 더 거두면서 주민들 사이에는 불평,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 "북한 올해 식량부족 44만t"

지난달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북한의 식량부족량은 44만t이지만, 2월 초 확보한 분량은 1만7600t에 불과하다. FAO는 북한의 올해 식량 상황은 지난 몇 년에 비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재가 계속되면 굶주리는 주민들의 수도 대폭 증가할 것은 필연적 사실이다. 이것이 민중봉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북한내 궁핍의 가속화는 누구 때문인가.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3대세습수령인 김정은의 핵개발 옹고집 때문이다.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개발은 3대세습수령독재체제의 보호와 1% 소수특권층의 호화사치생활을 영속하려는 것이 근본적 동기이다.

'제2 고난의 행군'은 폭정에 대한 충성과 결속 목적도

‘제2의 고난의 행군’ 슬로건은 극단적 위기감을 불어넣어 김정은 독재정권에 대한 충성과 결속을 다지고 여세를 몰아 5월 노동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려는 의도도 깔려 있을 것이다.

핵무기 포기하면 '고난의 행군'은 필요없어

노동신문은 28일 “원수들과 싸우면서 목숨은 버려도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을 따르는 일편단심의 충정만은 끝까지 간직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70년간 희생으로 이미 뼈만 앙상한 주민들에게 또 다시 누굴 위한 고난의 행군이란 말인가? 김정은이 민족공멸의 핵개발만 포기하면 고난의 행군도 필요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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