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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겨울 이야기
탈북민 수기, 북한 편
김성애 
대한민국에 온지도 꽤오랜 세월이 흘러갔지만 저는 단 한 번도 ‘고향에서의 추웠던 겨울’을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내 고향 평양은 이곳 서울보다 훨씬 추웠습니다. 지금쯤 아침과 저녁에 젖은 손으로 문고리를 잡으면 피부가 문고리에 떡떡 달라 붙습니다. 

그에 비하면 서울은 너무나 따스한 곳입니다. 머리 수건과 털모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을 볼래야 볼 수가 없습니다. 며칠 전부터 이곳 남조선도 갑자기 부쩍 추워졌습니다. 

그러나 서울은 도시 가스로 난방을 하는 가정이 많고, 예전처럼 나무를 하거나 구멍탄을 사서 겨울 땔감을 준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여기저기 겨울나기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자원봉사자들이나 구청마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찾아 구멍탄도 실어주고 난방 시설도 점검을 해줍니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어려운 가정들에 일정 금액의 난방비용도 대 줍니다. 어제 텔레비전에서도 노란 띠를 어깨에 두른 자원 봉사자들과 학생들이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사랑의 구멍탄을 실어다 주는 모습을 봤습니다. 몇 십 명이 쭉 일렬로 서서 구멍탄을 몇 백 장씩을 옮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저는 가끔 이런 모습들을 보면 눈시울이 젖어들군 합니다. 지난 세월 북한에서처럼 2월 16일, 4월 15일에 작은 사탕과자 봉지 하나 손에 들고 사랑의 선물을 받았다고 흘렸던 그런 눈물과는 전혀 뜻이 다른 감사의 눈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인터넷에서는 북한이 올해 석탄 생산량을 120% 초과 완수했다는 기사를 자주 읽습니다. 북한은 해마다 방송과 텔레비전에서 식량생산도 100% 초과 완수요, 석탄도 120% 초과 완수요, 방직 공업에서도 100% 초과 완수요 하는 선전 사업을 많이 합니다. 

저도 고향에 있을 때에는 이 말들을 진실로 믿었습니다. 해마다 100% 초과 완수한다고 하는 데 왜 인민생활은 점점 열악해져만 가는지 의문을 품기도 했었지만, 남북이 갈라져 있는 조건에서 모든 생산물자가 전쟁준비에 들어가는 것이 응당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때늦은 감은 있으나, 저는 이곳 남조선에 와서야 답을 찾았습니다. 해마다 탄광노동자들이 캐는 석탄을 중국 등 외국으로 수출하여 외화를 벌어들이고, 이 외화는 당 자금이요 뭐요 하는 명목 아래 고스란히 김정일의 개인주머니에 들어간다는 것을 말입니다. 

평양시 일반 주민들은 이 추운 겨울, 석탄을 비롯한 연료를 공급해 주지 않으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원래 석탄 공급규정에는 한 세대에 구멍탄 70덩이로 돼 있으나, 1980년 중반부터는 점점 줄어들어 1990년 초부터는 일 년 가야 김정일 생일과 김일성 생일에만 한 세대에 30~40덩이, 그나마도 버럭 탄으로 빚은 구멍탄을 공급해줬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 난방은 이미 오래전부터 아예 끊어졌습니다. 새로 건설된 평양 동화력 발전소는 제대로 돌아가지도 못했고 평양 화력 발전소도 멎은 상태였습니다. 하여 평양시 주민들은 냉방에서 사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때문에 오늘은 이 집에서 석탄을 잊어먹었고 내일은 저 집에서 석탄이 없어졌다는 소문이 수습하지 못할 정도로 확산되었습니다. 

누가 훔치고 누가 빼앗겼는지 안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에게도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제일 추운 1~2월에 아궁이에 땔 것이 없어 남들이 다 자는 야밤에 몰래 일어나 남의 집 구멍탄을 훔친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추워 온 식구가 한 이불 속에서 옷이란 옷은 다 껴입고 신발도 신고 장갑까지 끼었지만, 손발이 시리다고 아이들조차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날을 밝히는 날도 있었습니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허리에서 우직우직 소리가 다 날 정도로 온 몸이 쑤시고 아팠고, 문풍지를 해놓고도 추워 창문과 문에 담요를 치고 한 해 겨울을 보냈습니다. 대한민국에 와서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다들 옛날이야기 같고 전설 같다는 말을 합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먼 옛날의 일이었던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이곳 남조선에서도 그 추웠던 겨울의 아픈 상처는 한시도 잊을 수가 없니다. 아침마다 따스한 물로 쌀을 씻고, 설거지를 하고, 매일 저녁 따스한 물로 목욕을 하면서도 항상 북한에서의 그 생활을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들은 가끔 이런 농을 합니다. 북한에서 나름대로 냉한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이곳 남조선 사람들보다 추위를 덜 탄다고 말입니다. 웃자고 하는 얘기이지만 그 때 그 겨울의 기억은 정말, 생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몸서리쳐지는 그곳으로 신은미라고 했나요? 북한이 생각보다 살기 좋은 곳이라고 떠벌이는 그녀를 영영 보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탈북민 김성애
 
 
 
등록일 : 2014-12-0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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