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1959년, 1979년, 1992년에 이어 다섯 번째로 감행된 당시 화폐개혁은 100:1의 비율과 교환한도는 한 가구당 15만원으로 정해진 그야말로 ‘강도’가 따로 없는 ‘도둑화폐개혁’이였다.
때문에 또 다른 화폐개혁은 북한주민들에게 정권에 대한 불신을 가져다 주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김정은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북한은 조심스럽지만 급하게 최고권 액인 5천원 신권 교환을 단행했다.
평양소식통은 그 이유에 대해 24일 자유북한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2011년부터 위조지폐 유통이 중앙에 보고되어 골치가 아팠지만 자금부족과 주민들의 불만을 우려해 새 화폐발행을 결심하지 못했다”며 “작년에 위조지폐 사용이 극도에 달하자 신권을 발행하라는 (김정은)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해왔다.
소식통은 “컴퓨터로 인쇄한 위조지폐가 공공연히 시장에서 유통되고, 이러한 현상이 평양을 중심으로 각도에서 나타나 국가안전보위부에서는 출처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며 “지난해 1월 범죄자들이 사동구역 미림동 34반에서 5천원짜리 위조지폐로 식품을 사려다 단속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수사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이 과정에 남포항에서도 큰 액수의 위조지폐로 비료를 접수한 사건, 순안역전청량음료 매대에서 위조지폐로 사이다를 도매한 사건, 락랑구역 은행에서 상반년 수입금을 받는 과정에 5천원 수백만원과 2천원 19장, 천원 21장이 발견된 사건, 등으로 연이은 사건이 발생하자 부랴부랴 새로운 지폐 교환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이 전한데 의하면 평양시 대동강은행을 비롯해 8개 구역 및 군 은행에서는 인쇄한 5천원권 위조화폐가 수십만장이 발견되었으며 심지어 노동당 간부들이 받은 뇌물에서도 위조화폐가 발견되었다.
소식통은 “위조지폐로 민심이 술렁이자 중앙당에서는 ‘남조선괴뢰도당들이 우리 제도를 흔들어 보려고 국경을 통해 위조지폐를 투입한다’면서 ‘위조지폐인줄 알면서도 사용하는 자들은 적들과 내통한 것으로 간주할 테니 모두 신고하라’는 터무니없는 강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내부방침(김정은 지시문)자료에는 ‘당조직과 인민보안부, 국가안전보위부까지 총 동원해 위조지폐를 만들어내는 본거지와 사용자, 유통자들의 출처를 끝까지 밝혀 엄하게 처벌하라’고 돼 있어 남조선이 위조지폐를 보낸다는 게 거짓이라는 걸 알았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현재 새로운 지폐와 구 지폐모두 사용하고 있지만 장사꾼들은 신 지폐만 고집하고 있어 신 지폐에 웃돈을 주는 환전장사꾼들도 나타나고 있다”며 “결국 신지폐도 돈 많은 사람들의 주머니에 들어가 국가의 재정악화는 물론 이 기회에 부를 축적하는 또 다른 세력이 등장할 것이다”고 덧 붙였다.
이석영 기자
등록일 : 2014-09-2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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