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3일과 15일 두 차례 국방위원회 명의로 ‘전단 살포중단’을 요구하는 통지문을 청와대 국가안보실로 보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탈북단체들이 추석을 맞으며 보낸 전단을 원산 방문중이던 김정은이 직접 보았다는 첩보가 입수되었다.
 
신의주 소식통은 오늘오후(16일) 전화통화에서 “최고존엄을 비난하는 삐라와 달러를 넣은 기구(풍선)가 처음으로 원산에 떨어져 보위사령부, 국가안전보위부의 긴급회의가 있었다”며 “남한에서 보낸 삐라를 적대행위이자 모독이라고 하는 것은 이날(8일) 원산을 방문하던 그(김정은)가 직접 목격하고 노발대발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지난 8일 탈북단체인 북한인민해방전선회원들과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오두산에서 대북전단을 보내고 있다.(사진=자유북한방송)
 
탈북단체인 자유북한 운동연합(박상학 대표)과 북한인민해방전선 회원들은 지난 8일 오두산 통일 전망대에서 김정은 독재정권을 규탄하는 삐라 20만장과 1달러지폐, 김정은을 풍자한 현수막을 풍선에 달아 보냈다.
 
또 다른 소식통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해들은 자유북한 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지난 8일 풍향도 우리를 도와 전단이 모두 원산에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날 원산이 고향이어서 방문중이던 김정은이 우연히 전단을 보고 당·정·군에 불호령을 내렸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북한 신의주 소식통도 “그동안 삐라에 대한 보고를 간접적으로 받던 그가 이번에는 직접 읽어보고 동행한 군 간부들에게 ‘철저히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며 “아마 ‘삐라살포 중단’을 관철하기 위해 그 어떤 제안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 붙였다.
 
북한이 전단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비단 오늘 내일 일이 아니다. 지난 시기 탈북단체들에서 전단살포를 강행하면 ‘서울 불바다’, ‘파주 불바다’를 역설하던 북한이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전과 다르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2011년(김정일 서거당시)에도 평화자동차 박상권 사장과 남한 대표들에게 김양건(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비서)비서가 남한에서 보낸 삐라를 한줌 쥐고 ‘국상으로 온 나라가 슬퍼하는 시기 이따위 삐라를 보내는게 인지상정인가’고 고함을 지른적이 있다”며 “이번 삐라 살포 사건 역시 직접 지시한 문제여서 그냥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고 덧 붙였다.
 
한편, 북한 고위급 접촉 대표단 대변인 담화와 이번 청와대 국가안보실앞에 보낸 통지문에는 “남한 정부는 고위급 접촉 개최 요구를 하기 전에 대북 전단 살포를 포함한 적대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신남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