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서 매일 두 명의 식당(취사)근무자가 나오고 분대장을 포함한 네 명의 직일근무(내부 반 근무)자가 나와 2틀 간 근무를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훈련성원이 아닌 사관장(행정관과 비슷한 업무를 수행)과 경리(하)사관 각 일명, 위생지도원이 또 있어 실지 전투인원은 10분의 1로 확 줄어든다.
그리고 또 여기에 북한군 유일의 ‘부업분대’가 있다. ‘부업분대’란 문자 그대로 중대의 부업(농사)을 책임진 군인들로 각 분대에서 혹은 중대 전체에서 농사를 짓다 군에 입대했거나 농촌지역에서 입대한 성실하고 근면한 군인들을 따로 차출해 임시로 조직해 놓은 분대이다.
이들은 남들이 하는 군복무 10여간 농사만 짓는다. 훈련은 물론 내무반생활 일체에 참가하지 않아도 되는 ‘특권’이 있다. 왜냐, 이들 하기에 따라 중대군인들의 식생활 수준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봄철에 오이나 가지를 심어야 오이나 가지가 나와 식탁에 오를 수 있는데 이들이 만약 훈련에 참가하느라 시기를 놓치면 어떤 경우에도 오이나 가지를 군인들이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요새 김정은이 늘 입에 달고 사는 군대 내 콩 농사도 마찬가지다. 콩 농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중대군인들은 일 년 열두 달 소금국만 마셔야 한다. 국가로부터 간장과 된장 등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고로 부업분대가 콩 농사를 제대로 해야만 그 콩으로 간장과 된장을 만들어 군인들에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콩 농사는 군인들의 영양공급을 위해 필요하다”고 한 말은 순 거짓말이다.
여하튼, 이 ‘부업분대’는 1980년도 중반 “나라사정이 어려워지는 형편에서, 앞으로 인민군대는 자체로 부식품을 해결하도록 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나온 직후에 만들어 졌다. 김정일의 지시가 떨어지기 바쁘게 국가로부터의 공급은 쌀과 소금으로 제한되었고, 된장이며 간장, 기름과 남새 등 부식물에 대한 공급이 일체 중단되는 끔찍한 사태가 도처에서 벌어졌다.
머리가 좀 돌아가는 지휘관들은 대대와 중대의 운동장을 갈아엎고 ‘부업분대’를 만들어 콩과 옥수수를 파종케 했다. 운동장이 없는 부대의 지휘관들은 주변 야산에 일부러 불을 질러 ‘사고’를 내고는 잡관목을 밀어낸 그 야산에 ‘부업분대’ 군인들을 내 몰아 ‘농사’를 짓게 했다.
그렇게 콩과 강냉이를 심고 심어도 국가가 물자를 공급해주던 시기와는 ‘경쟁’이 되지 않았다. 부업분대 외 중대군인들을 모두 투입해 ‘농사’를 짓고 또 지어도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은 해마다 늘어나는 형편이었다.
국가로부터의 공급은 제로이면서도 “영양실조에 걸려 군인들이 죽게 되는 경우 그 책임을 해당지휘관들에게 묻겠다”는 김정일의 불호령이 또 떨어지고... 이제 지휘관들이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중대군인들의 짬밥으로 돼지를 키우는 것이었다.
어느 해 부터라고 딱히 찍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북한의 모든 중대에 돼지만 전문 키우는 돼지 사양공이 생겨났고, 이런 병사에게 ‘돈사(豚舍)당번’이라는 별칭이 붙게 됐다. 그리고 이 돈사당번은 ‘부업분대 원’이상의 ‘특전’을 누리는 것은 물론, 돈사에서 먹고 자면서 돼지를 기르고 새끼를 받아내는 희환한 '전문병'이 됐다.
이후, ‘군인들이 자체로 돼지를 길러 (먹는)고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김정일은 대우 만족 해 하면서 “황해남도 룡연군에 있는 인민무력부 종합농장 (농사를 짓는 것은 북한군에서 꽤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있음)에서 중대군인들에게 새끼 돼지를 보내주라”고 지시한바 있고 이에 감격한 군인들이 충성을 다짐하는 군인궐기대회를 가진바 있다
그런 김정일의 뒤를 이어 이번에는 김정은이 북한군 육종농장을 현지지도 했다니 북한의 최고사령관들은 대를 이어 군인들에게 돼지를 기르게 하고 염소를 기르게 할 심산인 모양이다.
김성주 기자
등록일 : 2014-08-23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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