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자유북한방송 신의주통신원은 “4월 1일부터 교수참고서에 준해 ‘김정은 원수님의 혁명활동’(수업)이 정식 진행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교원들부터가 신명을 잃고 있다. 15~16살 난 고급중학교 학생들은 물론 13~14살 난 초급중학교 학생들로부터도 ‘3살 때 어떻게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냐’는 질문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과목 소개와 도입부문이라서 일부 교원들은, 교수참고서를 잘 참고하고 학부형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수업을 진행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고 장담하고 있다는 게 통신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 문제를 학교가 아니라 학부모들을 통해 해결하려는 발상부터가 잘못된 것이다”고 통신원은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아이들은 과거 8~90년대 아이들과 많이 다르다. 의문스러운 게 있으면 바로 물어 본다. 또 요즘아이들은 기준과 상식이라는 게 있어서 자신들의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문제는 저들끼리 파고들기도 한다면서 “이제 북한의 모든 혁명력사 교원들은 3살 난 어린이가 어떻게 권총사격을 하고 자동차를 몰 수 있는가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기막힌 처지에 빠지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철없는 질문’에 자칫 잘못 대답했다간 일생을 망치게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교원들의 입장에선 “문제의 소지가 있는 학생의 부모를 학교로 불러들여 자녀교육을 일임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철이 없는 학생이라도 원수님의 혁명력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건 해당행위에 속하며 결국 그 책임은 부모가 져야 한다”는 식이라는 것이다.
학부형들은 학부형들대로 “그따위 교수참고서를 누가 만들었는가”며 화를 내고 있다는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통신원들은 “먹고 살기가 힘들어 아이들 교재 따위엔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김정은 혁명력사가 뭐 그리 중요해서 긁어 부스럼 만드는가”, “아이들도 믿지 않는 내용으로 ‘김정은혁명력사’를 만들어 낸 높은 놈들이 문제다”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가중되고 있다고 전해왔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수습도 가능하고, 통제도 가능하다는 게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제 (김정은)혁명력사 교과서는 과거 김일성, 김정일 혁명력사 교과서들처럼 ‘혁명일가의 가계도’를 완성해야 하고 김정은의 류학과정과 같은 감춰진 비화도 밝혀야 하는데, 이곳(북한)인민들의 정서상 도저히 불가능하고 가당치 않은 일에 혁명력사 교과서가 직면해 있다”고 소식통은 전해왔다.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의 여성편력은 차치하고라도 생모 고영희와 김정일의 또 다른 아들들인 김정남과 김정철의 출신성분과 관계...한편으론 “평양에도 김일성종합대학이라는 훌륭한 대학이 있다”며 결연히 유학생활을 포기했다던 '김정일에 대비되는 김정은의 유학생활'도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저들의 주장이었다.
김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