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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기록물 집필 킹 전 특사 “북한인권 비전 상기시킬 것”

글  |  백성원 기자 2020-03-2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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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행정부에서 7년 동안 북한 인권 문제를 전담했던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북한 인권 상황과 미국의 접근법을 총망라한 기록물을 집필 중입니다. 2004년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역대 미 행정부의 북한 인권 정책과 성과, 한계 등을 진단하고, 힘겨웠던 북한과의 협상 경험 등을 자세히 소개할 예정입니다. 미 전직 관리로서 최초로 북한 인권 기록을 저서로 남기는 킹 전 특사를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 인권 문제를 특정해 모든 지면을 할애했던 미 전직 관리의 기록물은 전례가 없는 데요. 집필 동기부터 소개해 주시죠.

 

킹 전 특사) 북한 인권 상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제 관심사입니다. 미 행정부에서 7년 넘게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면서 무엇을 하려 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기술하고자 했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를 부각시키고 현주소를 보여주면서 이 사안의 중요성을 높이려는 것이죠. 이런 내용을 집필할 기회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스탠퍼드 대학에서 제게 방문연구원 직책을 제안해 성사된 일입니다.

 

기자) 미국이 그동안 북한 인권 문제를 어떻게 다뤄왔는지, 북한인권특사로 활동하시기 이전의 전반적인 미 정부 접근법도 저서에 담깁니까?

 

킹 전 특사) 어느 정도 그렇습니다. 미 의회가 2004년 북한인권법을 채택하면서 어떤 기대를 걸었었는지, 무엇을 우려했는지, 그리고 왜 법안을 작성하고 어떤 식으로 진행했는지 살펴봤으면 했습니다. 그리고 이 비전에 따라 제가 북한인권특사로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도 말입니다. 이처럼 제 경험도 담습니다만, 우리가 달성하려고 했던 목표의 중요성을 학술적 차원에서도 바라보려고 합니다.

 

기자) 2011년 방북 당시 상황이나 북한인권특사로서 북한 당국자들과의 접촉 사례 등 공개되지 않았던 일화도 매우 흥미로울 것 같은데요. 그런 내용도 포함하셨습니까?

 

킹 전 특사) 이미 포함한 내용도 있고 그렇게 할 계획인 내용도 있습니다. 가령 북한인권특사를 맡은 뒤 얼마 되지 않아 북한의 식량 부족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3~4차례 북한과 협상을 벌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북한 측을 직접 상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기회였죠. 하지만 2011년 말 김정은이 지도자가 되면서 북한은 입장이 달라졌습니다. 젊고, 아버지보다 경험이 훨씬 적었던 김정은이 가져온 변화는 제가 하려던 일을 훨씬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초기에 더 많은 성공을 거뒀고 이후에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기자) 북한 인권을 문제 삼는 미 정부 관리에 대한 북한 측의 적대감도 무시할 수 없었겠죠.

 

킹 전 특사) 그렇습니다. 초기엔 북한 측이 저의 직책과 노력에 대해 매우 우려하면서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그들은 미국 쪽에 접근해 인도주의 지원에 관한 관심을 표명했고 제가 그 일을 맡게 되면서부터 꽤 좋은 관계를 맺게 됐습니다. 제가 2011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고요. 이후 스티븐 보즈워스(당시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함께 뉴욕에서 김계관(당시 외무성 제1부상)을 만나 제가 우려하던 사안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좋은 대화를 가졌습니다. 그러고 나서 중국 베이징에서도 서너 차례 추가 협상을 했지요. 당시 제가 들고갔던 우려 사안들에 대해 심각한 토론이 오갔고 긍정적으로 여길만한 일부 진전도 이뤘다고 느꼈습니다.

 

기자) 그런 시점에 김정은이 상황을 바꿔버렸다는 말씀이군요.

 

킹 전 특사) 김정은이 미사일과 추가 핵실험에 집중하겠다는 결심을 한 겁니다. 그의 권력을 확고히 만들기 위해서였죠. 그는 아버지가 한 일을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했고, 이는 제가 우려하던 사안들의 진전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기자)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석방을 위해 두 번이나 방북을 시도하셨지만 모두 무산됐던 사건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킹 전 특사) 그렇습니다. 북한은 저와 만나 협상을 하겠다고 해놓고는 방북 초청을 철회해 버렸습니다. 이후 미국 측에 접근해 제가 평양에 올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제안하더니 이 또한 마지막 순간에 취소했고요. 북한 내부에서도 결정이 엇갈렸던 것 같습니다. 억류 미국인을 석방하는 것이 유리한지, 그대로 붙잡아 두는 것이 나은지, 미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옳은지 등에 관해서 말입니다. (2013년 8월) 북한은 한·중·일 등을 순방 중이던 저의 방북을 원한다는 의사를 갑자기 밝혀왔고, 당시 도쿄에 있던 저는 방북 일정을 잡고 미 군용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미 군용기가 도쿄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 도중에 역시 저의 방북을 취소했습니다.

 

기자) 이후 뉴욕주재 북한 외교관과의 인터뷰에서 방북 철회 이유를 직접 질문했지만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킹 전 특사) 문제는 미국인 억류 건과 같은 사안에 대한 결정권이 북한 외무성에 주어지지 않는 데 있습니다. 미국인 억류 문제는 보위 기구 담당이고 북한 지도자가 직접 개입하죠. 외무성이 진전을 원해도 다른 부처 때문에 애를 먹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그렇게 북한인권특사로 활동하시던 때와 비교해 현재 미국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이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시는지요? 최근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하셨는 데요.

 

킹 전 특사) 현 행정부는 북한 인권에 관해 관심이 덜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통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김정은에게 친절히 대하면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해 그를 설득함으로써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라는 분명한 의제를 가진 미국은 북한에 국제적 정당성을 부여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허용하면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두 번 반’의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그가 주목받게 하면서 미국은 한국과의 군사훈련을 축소했지만, 북한은 군사훈련을 계속하고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동안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고 있습니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고 코로나바이러스 이슈에 집중하게 되면서 북한 문제는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인권 사안을 후퇴시키면서 북한과 무엇인가 해보려 했지만 아무 것도 얻지 못한 겁니다.

 

기자) 미 의회에선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어떤 기류를 느끼십니까? 언급하신 미 행정부의 방향과는 차이가 있나요?

 

킹 전 특사) 분명한 것은 미 의회야말로 그동안 대북 인권 압박을 주도한 세력이었다는 사실입니다. 2004년 북한인권법을 채택한 것도 미국의 정책에 더욱 적극적인 인권 관련 이슈를 포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부시 행정부도 어느 정도 노력을 했고 오바마 행정부는 더욱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인권 압박을 가하지 않지만 의회는 북한인권법을 재승인했습니다. 상원외교위가 북한 인권을 중요한 주제로 다루고 있는 것도 의회가 여전히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기자) 청문회 등을 통해 북한인권법에 명시된 북한인권특사 임명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데 대한 우려를 계속 표명해 오셨는데요.

 

킹 전 특사) 상원은 (2018년)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앞서 하원 역시 (참석의원) 415명 전원이 가결 처리했습니다. 미 의회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한 겁니다. 하지만 북한인권특사 자리는 3년 넘게 공석으로 남아있습니다. 미 의원들도 유감을 표하면서 국무장관과 대통령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압니다.

 

기자) 북한인권특사가 임명된다면 현시점에서 당장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킹 전 특사) 인권이 대북정책 일부가 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핵과 미사일 등 군사 문제뿐 아니라 북한 내부 문제인 인권과 인도주의 사안들을 두루 포함해야 균형 있는 대북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맞서 어떤 지원을 필요로 하는지, 미국과 비정부기구 등이 북한 상황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등 할 수 있는 일이 광범위합니다. 북한이 장애인 인권 개선 움직임을 보인 것도 좋은 예이고, 우리가 북한을 독려한다면 다른 부문에서도 그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고위급 인사가 직접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에 포함해야 이 문제가 배제되지 않습니다. 북한인권특사의 임명이 중요한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기자) 미국이 특히 유엔 무대에서 북한의 인권 침해를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게 된 것도 큰 변화 아니겠습니까?

 

킹 전 특사) 우리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차례 걸쳐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재임 중이던 2017년 12월 마지막 회의가 열린 뒤 미국은 이 문제에서 후퇴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 달 전에는 미국이 유엔 안보리의 북한 인권 회의 개최를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를 유엔 안보리 회의 의제에서 빼버린 것은 매우 졸렬한 왜곡 행위입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로부터 현재 집필 중인 북한 인권 기록물에 관한 설명과 미 행정부의 인권 정책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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