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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23일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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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유벌공의 고달픈 삶
강도 높은 노동에도 불구하고 하루 세끼 옥수수밥으로 연명하는 유벌공의 모습에서 오늘날 북녘 동포의 현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손혜민 기자 

2019년 여름, 압록강 너머 북한주민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해 보였습니다. 압록강에서 뗏목의 노를 젓는 북한 유벌공(벌목공)의 뼈만 앙상한 모습, 빨래하는 여인들의 모습, 화물차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고단한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RFA 손혜민 기자는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북-중 접경지역 일대를 현장 취재했습니다. 저희 RFA는 손 기자의 현장취재 기사를 3회에 걸쳐 보도해드립니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압록강 유벌공의 고달픈 삶>편을 전해드립니다.


-‘압록강 유벌공들 허기증으로 쓰러지기도 해’

양강도 김형직군에 들어서면서 압록강에는 2~4인조로 뗏목의 노를 젓는 북한 유벌공(벌목공)들이 자주 목격됩니다. 국영압록강유벌(벌목)사업소의 노동자들인데요. 비 내리는 압록강에서 통나무 뗏목을 몰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제대로 먹지 못한 탓인지 매우 허약해 보였습니다.


유벌공들은 임업사업소에서 생산한 통나무를 나라에서 지정한 국내건설장과 경제의 여러 부문에 공급해야 합니다. 압록강과 두만강의 흐름을 이용해 수백 입방(미터)의 통나무를 뗏목으로 운반하는 유벌공은 직업 중에서도 중노동에 속하는 직업으로 국가 노보공급(국가에서 중노동과 유해노동자들에게 식량 외에 고기, 기름 등을 특별 공급하는 것)대상인데요.


그러나 고난의 행군 이후 유벌공들은 식량공급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뗏목을 나르는 양과 날짜에 따라 옥수수식량이 공급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옥수수밥으로 끼니를 이으며 최소 보름씩, 몇 달 동안 물살을 가르며 뗏목의 노를 저어야 합니다. 노를 젓던 유벌공이 허기증으로 쓰러지면, 대기하고 있던 다른 유벌공이 교대로 노를 젓지만 그마저 힘에 부쳐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현지 주민은 말했습니다.


현지 주민: “가마니로 강을 막고 물떼(물동-물이 흘러가지 못하게 한곳에 모아놓는 곳)를 만들었다가 탁 터트려 뗏목을 떠내려 보내요...물살이 세야(빨라야) 걸리지 않고 잘 가니까...그런데 목적지까지 도착하기 힘들지. (뗏목을 몰고)가다가 강물에 있는 바위돌에 걸리면 도끼로 (뗏목을)잘라 버리고...유벌공은 살기 힘들어요...그냥 뗏목에서 술만 마시고...


-유벌공 고용한 개인 돈주들...‘입쌀 주겠으니 뗏목 끌어오라’

요즘 양강도 압록강 상류에서 출발한 뗏목은 대부분 자강도 만포시에 도착한 다음 각지로 유통된다고 합니다. 만포 지역에는 2경제(군수경제) 산하 ‘압록강다이야공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공장에서는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으로 ‘각종 다이어(타이어)를 무조건 개발 생산하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시장경제방식으로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몇 년 전부터 ‘압록강다이야공장’ 에서는 공장에 소속된 무역회사를 통해 중국에 통나무를 주고 다이야생산에 필요한 고무 원료를 받아오고 있다”면서 “중국에 넘겨줄 통나무를 확보하느라 무역회사에서는 군부대 군인들을 동원해 양강도 임산사업소에 가서 통나무를 찍어 내느라 여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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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가에 뗏목으로 무어질(만들어질) 통나무들이 쌓여있는 모습. RFA 자료사진
 

통나무가 확보되면 무역회사에서는 통나무를 운반할 유벌공을 고용하는데요. 연료를 소비하는 차량보다는 압록강에서 뗏목으로 통나무를 운반하면 비용이 대폭 절감되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무역회사 명의로 통나무 장사를 하고 있는 개인 돈주들은 유벌공을 고용하면서 ‘가족식량까지 입쌀로 주겠으니 목적지까지 뗏목을 무사히 끌고 오라, 목적지에 도착하면 일당비용을 따로 계산해 지불한다’는 조건으로 계약하고 있다”면서 “오랜 기간 유벌사업소에서 일해 경험도 많고 힘있는 유벌공들이 돈주에게 고용되어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지 주민: “다이야공장에 고무원료가 없단 말이에요...통나무를 사가지고 유벌공을 시켜서 끌어다가 중국에 주고, 기술 있는 유벌공들은 어디까지 뗏목을 끌어달라면 끌어주는 거지, 가족까지 먹을 꺼 주니까요. 뗏목을 끌어온 값으로 돈을 또 주고... 유벌공은 나무 끌어다 주는 고용노동자이죠...이게 자력갱생이라는 거에요”


소식통은 또 “양강도 혜산세관을 통해서도 통나무가 중국으로 수출되거나 밀수되고 있는데, 조선 통나무는 가격이 눅고 품질이 좋아 중국에서 계속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지 주민: “중국이 통나무가 없어서가 아니라 중국 통나무는 비싸거든요.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가 마비되다 보니까...다이야도 통나무 팔아서 해결하고 휘발유도 통나무 팔아 해결하고...고난의 행군시기에는 (북한당국이) 탈북자 한 명 넘겨주면 (중국에)통나무 한 대 넘겨주기로 계약한 적도 있었거든요. 사람 목숨이 통나무 한 대로구나...


강도 높은 노동에도 불구하고 하루 세끼 옥수수밥으로 연명하는 유벌공의 모습에서 오늘날 북녘 동포의 현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등록일 : 2019-07-30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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