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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8일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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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 요지 “김정남 지인, 신변 위협에 불안”
노정민 기자 (워싱턴)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씨와 교류했던 일본 언론인 고미 요지 도쿄신문 논설위원은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 씨와 친했던 지인도 여전히 신변 안전에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말레이시아를 찾아 김정남 씨의 행적을 되돌아본 그는 김정남 씨가 당시 반북한체제 단체와 접촉하려 했던 점도 암살 원인 중 하나였을 것이란 현지 분위기도 전했습니다.

또 김정남 씨의 아들 김한솔 군이 미국 정보 당국의 보호를 받는 것 같다면서, 김 씨 가문의 장손으로서 상징성은 있지만, 그가 전면에 나서 활동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내다봤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고미 요지 위원과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김정남 씨와 150여 통의 전자우편을 주고받고 직접 두 차례나 만나면서 북한에 대한 그의 솔직한 생각을 나눴던 고미 요지 도쿄신문 논설위원이 지난 3월 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찾았습니다.

김정남 씨가 공항에서 독극물에 의해 살해되기 직전까지 그의 마지막 행적을 되돌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쿠알라룸푸르 공항과 김 씨가 자주 찾던 한식당, 또 그의 지인 등을 찾아 나선 고미 위원은 2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김 씨 암살에 대한 기억은 많이 잊혀졌지만, 당시 김 씨와 친하게 지냈던 일본인 친구는 여전히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최근(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아직도 말레이시아에는 북한 사람이 많이 체류하고 있고 자신은 물론 관련된 사람이 언제든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불안함을 느끼며 입단속을 한다는 겁니다.

고미 위원은 김 씨가 생전에 반북한 단체의 접촉을 많이 받았다면서 이 또한 김 씨의 암살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말레이시아 현지 분위기도 전했습니다.

한편, 김 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두 명의 여성 용의자가 잇달아 석방 또는 석방될 예정인 가운데 고미 위원은 김 씨의 죽음에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드러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씨가 살해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제2공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씨가 살해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제2공항. 사진 제공-고미 요지 도쿄신문 논설위원

이하 고미 요지 논설위원 일문일답

- 김정남 암살 2년, 말레이시아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 가

- 김정남 씨와 친했던 일본인, 지금도 신변 위협에 불안함

- 암살 당시 김 씨와 반북한단체 ‘자유조선’과 접촉 시도…암살 배경 중 하나 아닐까

- 고미 요지 위원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최근 말레이시아에 언제, 어디를 다녀오셨습니까?


[고미 요지] 3월 26일부터 31일까지 4박 5일간 다녀왔습니다. 우선 김정남 씨가 자주 다녔던 고급 한식당의 사장을 만났습니다. 김정남 씨가 그 식당에서 같이 술도 마시고 식사도 하면서 여러 가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네요. 마침 ‘자유조선’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김정남 씨가 암살당한 이유 중 하나가 그 조직과 접촉했기 때문이 아닌가. 당시 김정남 씨와 반체제 단체가 접촉하려 노력했다고 들었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도 암살의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정남 씨가 암살당한 공항에도 가보셨습니까?

 

[고미 요지] 공항에도 두 번 찾아갔습니다. 처음에 제가 도착한 공항이 바로 사건이 발생한 공항이었습니다. 제2공항이죠. 당시 보도를 보고 어디에서 암살당했는지 파악한 뒤에 다시 가족과 찾아가 그곳에서 기도로 하고, 명복을 빌었습니다.


그리고 김정남 씨의 일본 친구가 있습니다. 일본 사람인데 김정남 씨와 친한 사이였대요. 김정남 씨가 말레이시아에 올 때 운전기사도 보내주고 매우 가깝게 지냈다고 하네요. 아는 분에게 주소를 받아 그분의 고급 아파트에 찾아갔습니다. 아파트 입구에 있는 경비원이 내부 출입을 통제하고 연락도 안 된다고 해서 선물과 함께 개인적으로 김정남 씨의 생각을 알고 싶다는 편지를 쓰고 왔는데, 아직까지 연락이 없어요.

 

또 그분을 잘 아는 사람이 말레이시아에 있는데, 그 일본인 친구가 무서워하더랍니다. 아직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는 북한에서 온 사람이 많고, 언론에 말 한마디 하면 자신뿐 아니라 관련된 사람도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는 말을 평소에도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도 그럼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 당시에는 (김정남 씨 암살이) 큰 사건이었고 보도도 많이 됐는데, 지금은 많이 기억하지 않고 그런 사건이 있었다는 정도로…다 지나간 이야기인 것 같았습니다.

- 고미 위원께서 말레이시아에 가 계신 동안에 살해 용의자 중 한 명인 베트남 여성에 대한 재판 결과가 나왔습니다. 살해 혐의를 벗고 상해 혐의만 적용돼 5월 초에 석방된다고 하는데 결국, 살해 용의자가 아무도 기소되지 않는 상황이 됐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미 요지] 아무래도 여성분들이 자신이 했던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죠. 방송에서 하는 쇼라고 믿고 한 것이기에 그분들의 책임이 전혀 없진 않겠지만, 크게 물을 수도 없고요. 그래서 저도 마음이 복잡합니다. 그분들이 다 석방되면 누가 김정남 씨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지, 숨진 김정남 씨에 대한 죽음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 같아 풀리지 않는 감정이 마음속에 쌓여 있습니다.

 

- 두 여성 용의자가 살해 혐의를 벗어나면서 암살 동기가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독극물을 갖고 올 수 있었는지 등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고미 요지] 그래서 안타깝고 답답해서 뭐라도 할 수 있으면 하고 싶지만, 생각해보면 말레이시아도 어려운 입장에 있는 것 같습니다. 두 여성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인데, 말레이시아의 우방국이죠. 두 여성이 사형되면 국제 문제가 될 수 있고요. 그래서 이번 사건으로 싸우는 것 보다 오히려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외교적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조용히 해결하고 싶다는 고위 관리들의 판단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 씨가 자주 애용하던 고급 한식당 ‘고려원’. 김 씨는 이 식당의 사장과 친분을 유지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 씨가 자주 애용하던 고급 한식당 ‘고려원’. 김 씨는 이 식당의 사장과 친분을 유지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제공-고미 요지 도쿄신문 논설위원

- 김정남 살해 여성 용의자…석방 뒤에도 살해 위협 가능성 있어

- 자유조선의 에이드리언 홍, 일본에서도 북한 망명 정부 주장

-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미 정보 당국 보호 아래 있는 듯

- 김 씨 가문 상징성 있지만, 전면에 등장하지 않을 것

- 조금 전 김정남 씨의 일본인 친구가 여전히 신변 위협의 불안함 속에 지내고 있다고 하셨는데, 두 여성 용의자도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김정남 씨 살해에 대한 비밀을 알고 있기 때문에 두 여성이 살해당할 위협도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고미 요지] 저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김정남 씨 사건이 발생한 공항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범죄를 저지를 수 없는 곳에서 김정남 씨가 죽었습니다. 또 그 여성분들의 얼굴이 알려졌고, 사는 곳과 부모님, 가족의 위치까지 다 공개된 거죠. 그분들이 조국에 들어간 후에 어떤 위험이 있지 않겠냐는 걱정도 있습니다.

- 김정남 씨 아들 김한솔 씨에 대한 관심도 큽니다. ‘자유조선’이라는 단체가 김한솔 씨를 보호하고 있고, 최근에는 스페인 대사관도 공격했는데, 자유조선의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미 요지] ‘자유조선’에 대해서는 일본 내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고. 이 조직의 대표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씨는 10년 전에도 일본에 온 적이 있답니다. 일본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고발하는 세미나를 했다고 합니다. 당시 만났던 대북 인권 활동가를 최근 만나 홍 씨에 대한 말을 들었는데 당시에도 ‘북한 망명 정부를 만들고 싶다. 조금 더 강력한 방법으로 북한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고 합니다. 10년 전 일본 중심가에서 그런 행사를 했고, 당시 대북 인권활동가들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이 아니고 자금도 있고, 그때에도 미국 정부와 연락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하더라고요.

 

그분(에이드리언 홍)이 만약 자유조선의 중심에 있다면 이후에도 여러 가지 큰 사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지금 핵 협상이 잘 안되는 상황에서 그런 방법으로 북한을 외부에서 흔들어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반대로 그런 식으로 하면 더욱 문제가 어려워지고 북한도 홍 씨에게 반격할 수도 있어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더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처럼 대북 인권 활동가들 안에서도 의견이 많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 김정남 씨의 아들이기 때문에 김한솔 씨의 역할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고, 반면 김한솔 씨가 지닌 상징성 때문에 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수도 있을 텐데, 김한솔 씨의 행보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고미 요지] 김한솔 씨는 김씨 일가의 손자이기 때문에 상징성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김한솔 씨가 평양에서 태어났어도 북한 사람에 대한 영향력이 없고, 아직 어리고, 김한솔 씨를 중심으로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김한솔 씨는 상징일 뿐이고, 만약 북한에 어떤 사태가 생기면 김한솔 씨가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하고 있고, 김한솔 씨도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암살당했고, 어머니와 여동생도 있다고 하니까 당분간 조용히 지내지 않을까…

 

김한솔 씨가 어디에 있다는 것도 여러 설이 있었습니다. 중국, 네덜란드, 유럽 내 어느 나라 등…그런데 지금까지 어디에 살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보도가 아닌 것으로 볼 때 미국 정보 당국의 보호 아래 완전히 비밀에 싸여 생활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시기에 김한솔 씨가 나와서 활동하면 더 위험하고 핵 협상 도중에 김한솔 씨가 등장해 김정은 체제를 비판하면 미북 관계도 복잡해지고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

- 고미 위원님과 김정남 씨의 관계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이였습니다. 이번에 말레이시아를 다시 찾고 명복을 빌기도 하셨는데, 개인적으로 김정남 씨가 행적을 되돌아보신 감회를 듣고 싶습니다.

[고미 요지]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 씨를 아는 사람을 찾았는데 많지 않았어요. 김정남 씨도 말레이시아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주 가는 식당 사장님이나 술집에서 만났던 사람에 관한 이야기는 있지만, 친하게 지낸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 같고 장성택 씨가 처형당한 후에는 마음 속에 불안함을 품고, 숨어 살고 있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도 마음이 슬프고 답답했습니다.

 

만약에 김정남 씨 사건의 배경과 문제 해결의 단서가 있으면 저도 직접 찾아가 관계자와 인터뷰도 하고 진상규명에 도움이 되도록 개인적으로 노력할 생각입니다.

- 네. 고미 요지 위원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등록일 : 2019-04-03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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