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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새로 공개한 신형 장갑차. 사진=조선중앙방송 캡처


지난 9월 9일 북한의 9.9절 70주년 열병식 이후, 북한은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ICBM 등 미사일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언론의 보도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만 공개하지 않았을뿐, 새로운 신무기도 공개했다. 또한 일부 차량은 도색이 바뀌기도 했다.


세계의 이목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에 주목된 가운데 북한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대전차 로켓을 탑재한 장갑차를 공개했다. 이 장갑차량은 바퀴의 탑재방식이 독특하다. 국내 정보당국은 해당 차량이 러시아제 BTR-80을 개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본래 BTR-80차량은 8륜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륜부는 4륜이 후륜부는 4륜이 맡는 형태다. 전륜의 4개의 바퀴가 모두 조향이 되는 구조다.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신형은 기존 전륜 4륜중 2륜을 제거하여 총 6륜으로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구동력을 전달하는 구동축(axle)이 전륜부에 남아있는지는 의문이다.


보통 6륜의 형태를 사용하는 트럭의 경우 6X4 형태로 제작한다. 즉 전륜부 2륜은 구동력없이 오롯이 조향의 역할만 한다. 후륜부 4륜이 구동력을 가지는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북한이 이번에 선보인 신형 6륜 장갑차의 경우도 이런 형태로 후방 4륜만 구동력을 가지는지 아니면 6륜 모두가 구동력을 배분하는 구조로 설계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기존 8륜에서 2륜을 제거하여, 전방 2륜과 후방 4륜이 만나는 사이 공간에 공백이 생겨 있는 구조를 띄고 있다. 즉 기존 8륜 차량에서 바뀌만 2개 제거한 형태로 보인다. 이 말은 곧 차량의 전장이 기존 8륜 차량과 동일하다는 의미다.


차량의 길이가 줄지 않은 상태에서 바퀴만 2개 제거했기 때문에 연비면에서는 우수할 수 있지만, 험로주파와 등판능력 등에서는 불리한 면이 있다. 특히 전륜부 2륜이 구동력이 없다면 험로주파 능력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북한은 6륜형 장갑차의 상단부에 대전차 로켓포 ‘불새’로 추정되는 공격무기를 탑재했다는게 국내 정보당국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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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BTR-80. 사진=위키미디어


기존 BTR-80은 정원이 7명이며, 운영 최소인원은 3명이다. 러시아는 해당 무기체계를 1986년부터 실전배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현재 BTR-80의 개량형인 BTR-90을 운용중이다. 이번에 선보인 신형 장갑차의 정원도 여전히 7명으로 운용되는지, 정확한 제원 등은 추가 확인을 요한다.


러시아산 BTR-80은 8기통 가솔린 엔진에 터보차저를 장착, 260마력을 뿜어낸다. 일부 후기형 모델은 기존 가솔린 엔진을 디젤엔진으로 교체하여 동일한 출력을 뽑아낸다. 최대속도는 약 80Km이며, 무게는 약 14톤이다. 바퀴 수를 줄인 북한의 신형 장갑차는 무장을 제외하면 12~13톤 정도로 추정된다. 상단부에 추가 장착된 대전차 로켓 발사대를 합치면 기존과 무게가 유사하거나 더 나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기존 대비 전륜부의 4륜중 2륜을 제거한 이유는 상단부에 장착된 고정형 대전차로켓 때문으로 보인다. 기존 BTR-80은 회전형 포탑을 장착하여 차량의 전진 방향에 상관없이 360도로 회전하며 공격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번에 선보인 대전차로켓 장갑차는 로켓발사부가 전면을 바라보는 고정형태다. 따라서 발사 방향을 바꾸려면 차량의 조향을 통해 이동한 뒤 발사를 재개해야 하는 구조다. 그런데 전륜부가 4륜일 경우, 조향의 속도가 더뎌지고 조향 반경이 필요이상으로 넓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런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북한이 기존 전방의 4륜을 2륜으로 바꿔 조향반경을 줄이고, 빠른 발사방향 전환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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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상단이 2017년 태양절 위장도색 전의 벤츠 G 바겐 지휘차량이고, 우측 하단이 위장도색 후 모습이다. 사진=조선중앙방송 캡처


신형 장갑차 외에 달라진 변화는 지휘차량이다. 탱크를 비롯한 포병무기 선두에서 지휘하는 차량은 벤츠 사의 구형 G바겐 지프차량이다. 이 차량들이 줄지어 나온 뒤에 탱크와 방사포 무리가 등장했다. 그런데 지난 2017년 4월 15일 태양절 열병식때는 이 지휘차량들은 모두 국방색이었다.


군용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어 보일정도로 일반 지프차량에 국방색 도색만 한 것과 같은 모양새였다. 무언가 어설픈 구석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등장한 동일 지휘 차량들은 모두 군용차량으로 보기에 무리가 없는 위장도색을 하고 있었다.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모든 지휘차량에는 이런 위장도색이 칠해져 있었다. 그동안 북한의 열병식 준비과정 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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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원 안에 “미제 침략자들을 소멸하라!” 라는 반미 적대적 문구가 새겨져 있다. 사진=조선중앙방송 캡처


그 외에 언론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은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체계에 새겨진 선전문구들이다. 현재 북한은 미국을 자극하지 않는 로우키(low-key) 기조를 유지한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적극 알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탱크 등 무기체계의 전면부에는 하얀색 글씨로 또렷이 ‘미제 침략자들을 소멸하라!’ 라는 식의 강한 문구들이 새겨져 있었다. 북한의 대외적 행보만 달라졌을뿐, 북한 군사 내부에서는 여전히 미국을 적대국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열병식에서 선보인 무기체계를 종합하면, 미국을 사정권에 둔 ICBM 만 제외되었을뿐 기존의 중단거리 방사포 등은 여전히 등장했다. 즉 북한은 미북대화에서 미국을 자극하지는 않겠지만, 남한을 사정권으로 두고 있는 대남 공격기조는 한반도 평화무드 속에서도 그대로 이어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셈이다.


특히 현 정부의 대북 대화기조 속에서 최근 우리정부는 전방부대 철수에 돌입한 상태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남한이 먼저 군사적 완화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의 열병식에서 북한이 줄곧 말해온 “서울 불바다”의 주력무기인 방사포는 대거 공개됐다. 따라서 우리의 전방부대 힘빼기 조치가 온당한 조치인지 재고해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남북은 한반도 비핵화와 더불어 양측간 군사적 적대행위 전면중단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국내 여론은 북한의 열병식을 이러한 군사적 적대행위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맹점이 있다. 열병식이란 대외적으로 한 국가의 군사력을 뽐내는 자리이기 때문에 충분히 군사적 적대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국내 여론은 ICBM이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북의 열병식을 마치 아무것도 아닌듯이 치부하고 있다. 남측의 전방부대 철수에도 북측은 전방부대 철수에 동참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언급도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