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이 가까워 오고 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남북이 서로 신뢰하고 조심성을 가지고 지켜보고 서로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데 북한은 남북회담이라는 평화적인 접전을 앞두고 남한을 수시로 걸어 챈다. 남한을 때리는 일을 재미로 여기는 것 같다. 뉴스에 보니 방북(訪北) 예술단이 돌아오고 며칠 후에 또 천안함 폭침에 대해 걸고 들었다. 북한 매체들은 천안함 폭침 사건조사 결과가 과학적이지 않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명박 정부의 조작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요즘 이명박 대통령이 코너에 몰리는 위기를 지켜보고 은근히 수작을 부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유엔안보리 제재도 문제 삼으며 우리 정부를 비난했다.
 
그럼 문재인 정부의 태도는 어떠한가. 북한의 비위를 건드리는 일은 일체 삼가하고 북한이 하자는 대로 잘 따라준다. 북한에서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김영철을 평창올림픽 폐막행사에 참가시키겠다고 하자 국민들과 야당들의 빗발치는 반대도 무릅쓰고 우리 땅에서 활개 치게 만들었다. 우리 예술단의 방북 공연 때에도 김영철은 기자들 앞에서 “천안함 폭침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는 말로 비아냥거림을 해도 어떤 입장도 내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것은 정부와 정부 간의 자존심을 떠나서 천안함 유족들과 우리 국민들의 가슴을 찢어놓는 비인간적인 행위이다.

회담의 시기가 다가올수록 우리 정부의 입장은 입을 봉하는 전술로 나간다.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는 문재인 정부의 안온한 모습을 보면 꼭 북한 낚시에 물려있는 느낌이다. 정부가 들어선 지도 얼마 안 되는데 벌써 북한 몽둥이에 단련되어있다. 김정은이 웃으면 문재인 정부도 웃고 김정은이 울면 문재인 정부도 맞받아 웃을 잡도리다. 자기의 아들들을 무참히 희생당하고도 참 애모쁜 태도다. 북한이 채찍을 휘둘러도 맞불을 놓지 않을 천상 위인의 모습이다.

미국이 드세게 나오니 어쩔 수 없이 끌려 나오는 북한을 보라, 북한은 겁쟁이이며 입만 가진 강자다. 북한은 상대가 어리숙하면 할수록 더 버티고 물고 늘어지는 비겁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 우리 정부의 입장이 당당해야 회담도 탈 없이 잘 이루어질 건데 문재인 정부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북한에 끌려가는 것 같이 맹숭해 보인다. 맹숭맹숭할 바엔 남북회담을 왜 가지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평화라는 핵심적인 의제가 회담의 안건이 옳은지도 부쩍 의심이 든다. 지금 돌아가는 가세를 보니 회담의 본질적인 내용보다 일반적인 내용에 더 많이 치우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싫어할 의제는 배제할 가능성이 더 높다. 무슨 일이든지 지나간 일보다  현재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를 바로잡아 나가면 지나간 역사는 스스로 바로 잡아진다. 지금 버티고 가야 할 핵심 의제는 우리 국민의 인권과 북한 인권이 기본핵심이라고 보지만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 자기 인권에 대해서도 소리를 못 높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과연 북한 인권에 대해 말할 용기가 있을지 의문스럽다. 요즘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마구 잡아들여 북송시키는데도 말 한마디 없다. 큰집이 작은집의 수많은 자식들이 북송되어가는 것을 보고도 못 본 척 한다면 동족이라는 큰 틀은 이미 산산조각이 난 것과 같다. 비핵화와 함께 현실에서 절실한 북한 인권이 없는 회담은 회담의 틀에서 벗어난 말장난에 불과하다.

우리 정부는 철저히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다. 북한이라는 조폭국가의 비위를 맞출 권한을 국민이 준적이 없다. 북한 정부를 동조하며 흔들리는 길은 독재에 매혹되는 길이며 자유민주주의를 버리는 매국 행위이다. 남북회담은 우리 국민의 안전과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는 정의의 사명을 띠고 있으며 정부만의 회담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대표하는 회담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 있는 우리 동포들을 인권탄압에서 구원하고 그들에게도 한국 국민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광명을 주어야 하는 거창하고 역사적인 사명을 동시에 안고 있다. 철저하게 국민의 입장으로 국민의 의지에 맞는 행위들로 역사를 채워야 한다. 자기들의 의지대로 막 나간다면 국민을 저버리고 사는 조폭 정부인 북한 정부와 다를 바 없다. 대한민국 정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야 하며 북한 인권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취하지 말고 직접적으로 맞받아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