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유엔인권이사회는 북한의 조직적이며 광범위하고, 중대한 인권침해실태를 조사할 임무를 조사위원회에 부여하였고, 특히 ‘반인도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규명을 명시하도록 했다.
이러한 결정에 의해 2013년 5월 7일 마이클 커비(호주), 소냐 비세르코(세르비아), 그리고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마르주끼 다루스만(인도네시아)이 북한인권조사위원으로 임명되었고 마이클 커비는 조사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지명되었다.
이들 조사위원들은 즉시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22/13호) 제5항에 명시되어 있는 북한의 조직적이며 광범위하고 중대한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특히 북한정권에 의한 주민들의 △식량권 침해 △정치범수용소와 관련 사항 △고문 및 비인간적 대우 △자의적 체포 및 구금 △기본적 인권과 자유에 대한 조직적인 박탈 및 침해 △ 표현의 자유 △생명권 침해 △이동의 자유 △ 외국인 납치를 포함한 강제실종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조사는 북한당국의 비협조 때문에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유엔인권이사회는 북한당국에 조사위원회의 ‘인권침해사례조사’에 대한 협조와 조사위원들에 대한 방북, 임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정보제공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2013년 5월 10일자 유엔인권이사회의장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완전히 그리고 단호히 조사위원회를 거부 한다”고 밝혔고, 이러한 북한의 입장은 현재까지 변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접근의 제약’ 때문에, 조사위원회는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한 피해자 및 증인들의 공청회를 통해 다양한 증언들을 확보하기로 했고 공개, 비공개 증언들을 통해 상세하고 구체적이며 중요도 높은 정보를 제공받게 된다.
이러한 공청회는 서울(2013.8.20 24), 동경(2013.8.29 30), 런던(2013.10.23), 워싱턴(2013.10.30 31)에서 열렸고 조사위원회 및 사무국 직원들은 북한정권에 의한 인권피해자 및 기타 증언자들과 240여 차례의 접촉을 가지기도 했다.
이외 조사위원회는 중국을 비롯한 유엔의 모든 회원국 및 관계자들에게 북한인권 관련 서면 보고서 제출을 요청했으며, 80개의 관련 보고서를 접수했고 한국과 일본, 태국과 영국, 미국 등을 방문해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기도 했다.
이리하여 2014년 3월 17일, 제25차 유엔인권이사회에 ‘북한인권 조사보고서’가 제출되었으며 조사위원회는 ‘북한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피해자들의 증언 청취, 위성사진을 통한 증거수집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가 이루어졌음’을 밝히고, 북한주민의 인권이 북한당국에 의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유린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는 국제법상 반인도 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 주장했다.
아울러 조사위원회는, 인권침해에 책임 있는 북한당국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할 것을 국제사회에 권고하는 등 책임자 처벌을 직접적으로 요구했으며 지금까지 선언적인 형태에 머물렀던 기존 ‘북한인권 결의안’과 달리 형식과 내용면에서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국제사회의 개입을 강력히 촉구했다.
동시에 조사위원회는 구체적인 조사결과(A/HRC/25/CRP.1)를 북한 당국에 제공했으며 북한 측의 의견 및 수정 사항을 요청했다. 또한 북한의 가장 심각한 인권 우려 사 항, 특히 반인도 범죄에 대한 주요 조사결과를 김정은에게 보내는 서한에 포함시켰다.
조사위원회는 이 서한에서 북한당국자들은 국제형사법의 ‘지도부 및 상급자 책임 원칙’에 주목해야 함을 밝혔고 반인도 범죄를 방지 및 억제하고, 가해자들을 기소하여 재판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당시 조사위원회가 밝힌 주요조사결과는 아래와 같다.
『조사위원회는 북한에 의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 침해가 자행되었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 많은 경우 인권 침해는 북한 정책 에 기반을 둔 반인도 범죄에 해당한다. 이러한 인권 침해의 주요 가해자는 조선노동 당의 핵심기관, 국방위원회와 북한의 최고지도자의 효과적인 통제 아래 활동하고 있는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조선인민군, 검찰소, 재판소, 조선노동당의 관료 들이다』
* * *
이러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나타난 북한의 실상을 고발하는 한 탈북민의 만화가 나와 화제다. ‘이동의 자유’(1화)와 ‘조직적 인권침해’(2화), ‘북한의 신고제도’(4화)와 ‘종교처벌’(8화), ‘성추행’(13화)과 ‘성폭행’(18화) 등 장장 35화로 이어지고 있는 이 만화는 탈북자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실감을 더해주고 있다.
“통일되는 날까지 북한의 실상을 전하는 나의 그림은 계속될 것이다”고 말한 탈북화가는 아직까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상태, 자유북한방송은 오늘부터 이름 없는 탈북화가의 ‘그림으로 보는 북한’을 연재하기로 한다.
김성주 기자
등록일 : 2015-11-2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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