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청와대가 "어떤 형식의 종전선언이라도 환영한다"고 밝힌 가운데, 북한 정권의 직접적 피해자인 탈북자들은 "종전선언이 아닌 노예 종식 선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애국당 북한인권특별위원회(위원장 김성민)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미북 정상이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자유북한방송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대한애국당 북한인권특별위원회(위원장 김성민)가 마련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탈북민 단체 대표들은 "인권을 외면하는 회담은 쇼에 불과하다"며 "반인륜적인 북한 인권 문제가 미북 정상회담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낭독하며 "전체 북한 인민의 불행과 고통의 화근인 북한의 핵을 단호히 제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북한 정권은 지난 25년 동안 핵 개발에 자원을 탕진하면서 수백만 명을 굶겨 죽였다"며 "북한의 핵은 김씨 일가의 체제 유지용일 뿐 인민에게는 고통과 불행의 화근"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은 한반도에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이용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면서 세계 평화를 우롱하고 있다"며 "김씨 3대 정권은 무력으로 남한을 정복하려는 세기적 야망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우리 탈북민들은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성민 대표는 특히 "김정은의 체제 안전보장 요구는 2천5백만 주민을 영원히 노예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인류를 노예로부터 해방한 역사가 있는 미국이 한번도 진정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경험하지 못한 북한 인민들을 구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정은의 사진을 찢는 퍼포먼스가 함께 진행됐다. ⓒ자유북한방송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잇따라 제기됐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하노이 회담을 앞두고 이제는 북한 인권에 대해 언급도 못하게 하는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담에 대해 일말의 기대도 없다"며 "빅딜(big deal)이 아닌 빅쇼(big show)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하노이 회담이 끝나고 국제사회는 충격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미북 정상이 두 번이나 만났지만 결과물은 그저 표현만 화려한 선언문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영변과 풍계리 핵시설은 이미 써먹을 대로 써먹은 쓸모없는 시설이기 때문에 폐기하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허광일 위원장은 "북한의 민주화와 북한 주민의 인권 해방이야말로 북한의 핵을 외부의 세력이 아닌 북한 주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합당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허 위원장은 "북한 주민이 가장 강렬히 바라는 것은 핵이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와 자유, 인권"이라며 "자유와 인권이 보장된다면 북한의 핵 폐기는 북한 주민들의 자발적 결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식 기자
등록일 : 2019-02-27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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