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느 모임에 참석했다가 2001년 8.15때 평양을 다녀왔다는 “전교조 통일국장” 이장원이라는 교사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북한은 천국입니다. 세금이 있습니까? 학생들의 학비가 있습니까? 정부가 의식주를 모두 해결해주니 빈부격차도 없고 불평불만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라비틀어진 소린가. 탈북자들은 물론 북한주민들도 거짓말중의 거짓말이라고 인정하는 이야기를 남한주민이, 그것도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교사가 앵무새처럼 옮기고 있으니 말이다. 세금이 없고, 치료비가 없고, 학비가 없는 세상...있을 법도 않는 이야기지만 북에서 생활할 때는 얼마나 귀 따갑게 들어온 말인가. 한때는 나도 외국인들을 상대로 이 같은 거짓말을 반복적으로 해온바 있다. 그것이 진실이여서가 아니라 “노동당 대외사업원칙”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거짓말쟁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필자처럼 대외무역 같은 일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외국인들을 만날 때 반듯이 위와 같은 “대외선전”을 해야 했고, “대외선전”의 능수가 되지 않으면 무역은 고사하고 철직당할 위험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실을 북한을 드나들던 외국인들도 모를리 없었다. 때문에 그들은 “우리도 알 것은 다 알고 있으니 그런 말 하지 않아도 된다” 고 일축하군 했다. 그런데, 이제 사람 못살 인간 생지옥이라 저주하며 북한을 떠나온 탈북자들이 1만 5천여 명이나 있는 이 남한 땅에서 북한의 거짓 선전을 그렇게 충실히 이행하는 자가 있으니 세상을 개탄해야 할지, 인간의 죄를 따져야 할지가 혼돈스럽다. 북한에 세금이란 말이 없다. 왜 없는가? 북한에, 국가에서 주는 월 수입으로 한 달을 살 수 있는 가족이 얼마나 될까. 식량 배급기능이 마비된 북한에서 노동자 한 달 월급으로 살 수 있는 쌀은 고작해서 1~2kg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세금이란 말만 없을 뿐 국가가 생존권마저 틀어쥐고 있는 현대판 노예제도가 북한이라는 이야기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 나가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임도 모두 국가가 뺏어가는 북한의 실정을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일반 주민들은 승용차를 비롯한 일체의 개인재산을 소유하지 못하게 되어있어 이른바 간부들만 승용차를 탈 수 있는데 승용차에 세금을 붙이고 기름과 도로세 등을 물도록 하면 김정일과 노동당 간부들만 세금을 물어야 할 터. 김정일이 그렇게 멍청하겠는가. 토지와 건물, 공장 기업소를 비롯한 나라의 전 재산이 “전 인민적 소유”라는 미명하에 김정일 개인소유로 되어 있는데 어느 백성에게 따로 세금을 내라고 하며 내라고 한들 낼 수 있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북한에 학비란 말도 없다. 위에서 말한바와 같이 뼈 빠지게 일한 부모들의 한 달 월급으로 겨우 1~2Kg의 쌀 밖에 살 수 없고 나머지는 모두 국가가 협잡해 가는데 무슨 돈으로 학비를 내는가. 이러한 노임 실태에서 (학생들의)학비가 정해진다면 북한의 노동자, 농민, 사무원들의 자녀들은 등록금과 학자금이 없어서 100% 학교가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노임을 많이 주고 학비를 거두어들이는 시끄러운 놀음을 축소하는 대신 “학비 없는 나라”라는 말을 강조하고 싶었던 북한 당국자들일 뿐이다. 북한에는 치료비가 없다. 세상천지 어디를 둘러봐도 간부들을 위한 전용병원을 두고 있는 곳은 북한밖에 없다. 그것도 세 개씩이나! 김일성, 김정일 가족과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들을 위한 <봉화진료소>, 그 아래 중앙기관의 부상들과 중앙당 간부들을 위한 <남산진료소>, <적십자 종합병원> 등이 그것들이다. 모르는 사람들은 <적십자종합 병원>에서 일반인도 치료 한다고 하지만 그 일반인들은 철저히 <봉화진료소>에서 치료받는 간부(환자)들을 위한 투약실험 대상과 시험수술 대상 들이다. 따라서 <적십자종합병원>의 모든 부분별 원장 직은 <봉화진료소> 과장들이 겸임 하고 있으며 그들이 직접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 위의 세 병원을 위해 보건성 보다 윗자리에 <보건 1국>이라는 특수의 중앙기관과 2급 이상의 무역회사까지 두고 고가의 약들과 치료설비들을 전문적으로 수입해 공급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병원에 가도 약이 없어 입원도 못하고, 필요한 사람들은 장마당에서 알지도 못할 위험한 약들을 사다 쓰고 있다. 이런 형편에서 병원비를 낸다면 누가 손해를 볼 듯싶은가. 국가가 의식주를 다 공급해주어 빈부의 차이가 없다? “전교조 통일국장”이라는 사람이 북한을 다녀온 해가 2001년 이라면 북한의 모든 공장과 탄광, 광산 들이 경제난에 의해 운영 중지되고 300만의 아사자가 속출했을 때이다. 당시 남한을 비롯한 전 세계가 대북 식량지원에 열을 올릴 때인데 “국가가 의식주를 책임져주어 빈부의 격차가 없다”니 정말로 망발이다. 김정일은 국가 돈 수십억 달러를 해외은행에 예치시켜놓고 최고급음식만 수입해 처먹고 있고, 인민들은 굶어죽다 못해 살길을 찾아 수십만이 외국으로 떠나가는데 빈부의 차이가 없다니 정신이 빠져도 쑥~빠진 모양새다. 불평불만이 전혀 없는 낙원이 북한이다? 불평불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조금만 의견을 부려도 잡아다 죽이기 때문에 무서워서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것을 저들은 왜 알려고 하지 않는가? 불평불만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말할 자유가 없는 것이 북한이다. 북한 땅에서 직접 살아본 탈북자의 입장에선, 들을수록 역겨운 이런 거짓말들을 남한 땅에 설파하는 사람들이 정신없어서가 아니라 김정일과 공화국에 너무 빠져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공화국과 김정일이 좋으면 북한으로 가라. 그리고 그 땅에서 살아보라. 철없는 어린 아이들까지 추동하여 감성적 친북분자로 만들고, 오늘날의 소고기 사태와 반미, 반정부 시위로 이끌어가는 쓸개 빠진 “전교조”과 그 맹신들은 “세금 없고, 의식주 걱정 없이 만민이 평등하게 사는” 김정일 독재 공화국으로 어서 떠나라! 탈북자 김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