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부 구류장에 들어갔는데 우리를 지키는 계호 선생들이 다섯이 있었다. 그 선생들은 무산에 있을 때보다 더 심하게 우리를 다루었다. 찬 바닥에 머리를 대고 허리를 굽히고 발굽만 붙이게 하고 그렇게 한 시간을 있게 하였다. 몸이 언데다가 그런 기합을 당하자니 너무 힘이 들었다. 내가 자꾸 넘어지자 계호 선생들이 나를 구둣발로 자꾸 들이 찼다. “이 간나야 움직이가서? 콱 죽여 버리기 전에, 중국에 가서 그만큼 호강을 하고 살았으면 이만한 거야 아무것도 아니지, 다시 움직이면 죽여 버리고 말가서, 알가서?”이러면서;;;

그렇게 기합을 받고 감방에 들어가게 되였는데 감방이 모두 4개 있었다. 그래도 무산 감방 보다는 많이 깨끗한 것  같았다. 아침 5시에 기상을 시키고, 청소를 시키고, 세수를 시키고, 밥 먹을 시간까지 움직이지 말고 앉아 있어야 하는데 너무 빨리 기상을 시켜 밀려오는 졸음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그러다가 끄덕 끄덕 졸면 그 감방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벌을 받아야 한다.

다음날 문건 작성 한다고 불려 나갔다. 고향이 어디냐 나이는 몇이냐 언제 중국에 갔는가 뭐 그런 것들 이였다. 내가 고향이 함흥이라고 하자 거기에 있던 선생들이 “야! 너 고향이 함흥이야? 반갑다야. 한 고향이잖아?” 그러면서 반가워한다. 다섯 중에 셋이 함흥 사람이었다. 나는 그래도 같은 고향이라고 선생들이 조금은 봐주었다. 다른 애들처럼 그렇게 험한 말도 하지 않았고 때리지도 않았다.

취급 받을 때는 막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한국 사람을 몇 명이나 만나고 드라마는 어떤 것을 보고 중국 어디에 다녔냐? 아는 사람은 없냐? 같은 북한 사람은 몇 명이나 만났냐? 그리고 제일 많이 집요하게 물어보는 질문이 교회엘 다녔는가 하는 거였다. 나는 교회 문 앞에도 가보지 못했다고 우겼다. 물어본 말을 몇 번이나 되물어 본다. 그러다가 혹시 거짓말을 하면 고문을 당한다.

내가 연변에서 쓰던 사투리를 그대로 했기에 그것 때문에 얼마나 많이 벌을 받았는지 모른다. 내가 한번 말을 잘 못하면 살창 모서리에 무릎을 대고 손으로 살창을 쥐게 하고 한 시간을 있게 한다. 그렇게 주는 벌이 제일 힘들었다.

한국에 갈려다가 붙잡혀 온 사람들은 취급 받을 때마다 피투성이가 되여 나온다. 취급실에서는 신음소리가 끊기지 않고 들린다. 우리는 이름이 아니라 번호로 불리웠다. 몇 번 나와 하면 알았습니다. 하고 일어나는데 감방 안에 있던 죄수들은 머리를 땅에 대고 엎디어야 한다. 그리고 작은 개구멍만한 문으로 나가서 엎디어 있어야 한다. 취급 받고 들어올 때도 엎드려 있어야 한다. 다른 계호들은 그래도 우리를 그렇게 못살게 굴지는 않았는데 집이 혜산에 있다고 하는 자식이 제일 악독하게 우리를 못살게 굴었다.

하루는 내가 감기에 걸려 열이 너무 나서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어 감방에서 들어오는 음식을 다른 애들에게 넘겼는데 감방 안에서는 마음대로 음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넘겨줄 수가 없다. 내가 음식을 넘긴 것이 그만 그 선생에게 들통이 나고 말았다. 그러자 그 선생이 날더러 양말을 벗으라고 하더니 그 양말을 내 밥그릇에 넣었다 꺼내라고 한다. 나는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어 가만히 있었다. 그 선생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한 감방 사람들이 벌을 받는다고 한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양말을 넣었다 꺼냈다. 그러자 그 선생이 나를 보고 그 밥을 먹으라고 한다. 내가 먹지를 않자 그 선생이 먹을 때까지 한 감방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손은 뒤짐을 쥐고 발끝을 세우고 서 있는 그런 벌을 준다. 나는 그래도 먹지 않았다.

한 감방 애들은 그 벌이 너무 힘이 들어 눈물을 뚝뚝 흘렸지만 나를 보고 먹으라고는 하지 못했다. 그렇게 다섯 시간이 지나도 내가 먹지를 않자 그 선생이 나만 그렇게 벌을 서라고 한다. 조금 지나자 그  선생이 그 밥그릇을 들고 내 앞으로 다가와 내 입에 마구 쏟아 넣으려고 했다. 나는 치밀어 오르는 울분을 참을 수가 없어 그 밥그릇을 확 밀어버렸다. 그러자 그 선생이 “야 이 간나야 너 오늘 죽어봐라” 그러더니 날보고 손을 내밀라고 한다. 내가 살창 밖으로 손을 내밀자 손가락만 한 쇠꼬챙이로 내손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손가락이 금방 퉁퉁 부어올랐다. 하지만 그 선생은 그냥 내 손을 마구 때렸다. 나는 너무 아파서 엉엉 울었다. 나는 울면서 속으로 이 자식아 너 이제 천 벌을 받을 거다 했는데 그 선생이 보름 만에 후송을 나갔다가 차사고가 나는 바람에 다리가 불어졌다.

감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그렇게 지독하게 굴더니 벌을 받고야 말았다고 모두가 깨 고소해 했다. 열흘이 지나자 나도 면회가 되었다. 일주일에 두 번 면회가 가능한데 만나서 말을 하는 게 아니고 집에서 보내오는 음식을 먹을 수가 있다. 취급 실에 나가서 먹어야 하는데 음식에 뭐가 따라 들어오지를 않았나 하고 음식물을 먼저 다 뒤져 보고야 먹게 한다. 집에서 보내오는 음식을 먹으러 한 번에 몇 명씩 나가서 먹을 때가 많았는데 남자들은 얼마나 많이 먹어대는지 기가 다 막혔다. 하얀 밥도 아니고 땅땅한 옥수수밥을 큰 통에 담아 오는데 그걸 앉은 자리에 앉아서 다 먹는다.

나하고 한 감방에 있던 언니가 식구들하고 같이 몽골에서 붙잡혀 왔는데 이제 취급이 다 끝나면 정치범 교화소에 가야 한단다. 애들은 청진에 있는 고아원에 버려지고 남동생하고 남편이 같이 있었다. 그 언니는 교화소에 갈 생각을 하니 너무 무서워 하루에 서너 번은 까무러쳤다.

12월 22일 제일 추운 동짓날에 우리는 감옥에 가는 길에 나섰다. 가게 된 곳은 평안남도 증산군에 있는 11호 단련대 란다. 엄마는 집에 있는 돈이 될 만한 물건은 다 팔아 콩을 사 그걸 볶아 갈아서 10킬로가 되게 나에게 감옥에서 먹을 식량을 만들어 주었다. 처음에는 그걸 몰랐는데 그 콩가루가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거기에 가서야 알게 되었다.

가는 길에 나는 너무도 무거워 그걸 다 두고 갈려고 했는데 선생이 하는 말이 그게 없어서 죽은 애들이 많으니 무거워도 다 가지고 가라고 했다. 나는 무서웠다. 나도 갔다가 죽으면 어찌하나! 죽으면 중국에 다시 못가면 어떻게 하지, 내가 죽으면 우리 집 식구들은 또 어떻게 하나. 그런 저런 생각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차가 없어서 우리는 삼십 리를 걸어서 연수라는 곳까지 갔다가 겨우 청진까지 가는 차를 잡아 탈수가 있었다. 청진 역에 도착을 하니 대합실에는 거지들이 욱실거리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꽉 차있었다. 비닐박막을 펴고 바닥에 그대로 드러누워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사이로 거지들이 먹다 남은 찌꺼기라도 주워 먹으려고 사이사이를 누비고 다니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꽃 사세요. 꽃 사세요. 하면서 다니는 여자들도 있었다. 그러면 그 여자를 둘러싸고 남자들이 흥정을 한다. 나는 처음에 무슨 꽃을 팔러 다니는지 궁금해서 우리를 호송 하는 선생에게 물어보았는데 몸 파는 여자들이란다.

나는 깜짝 놀랐다. 어머, 어떻게 북한에도 몸 파는 여자들이 다 있는가. 말로만 사회주의요, 뭐요, 하지만 이미 북한은 내부로부터 이미 썩을 대로 썩고 부패가 되여 있는 상태이다. 그렇게 쓰레기를 주어먹고 몸을 팔면서 살아야 하면서도 김정일 장군님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는 노래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 기가 막혔다.

청진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20명가량 되는 사람들이 손에 손을 밧줄로 이어 묶고 갑자기 들이 닥치는 것이다. 모두가 월경자들이란다. 지금 호송이 되여 가는 중이란다. 그중에는 할머니도 있었다. 청진 역에서 하루를 기다렸는데 기차가 왔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우리는 오를 수도 없었다. 그러자 선생이 우리 손에 수갑을 채우고 소리를 지르란다. 같이 가던 애들이 수갑 찬 손을 마구 흔들면서 길 내라 길 내라 하니까 사람들이 나이도 많지 않은 여자들이 손에 수갑을 차고 마구 소리를 지르자 옆에 있던 사람들이 이상한 눈길로 보면서 슬슬 피한다.

덕분에 우리는 기차에 오를 수가 있었다. 기차 안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콩나물시루 같았다. 그 많은 사람들 위로 어떤 사람들은 벌벌 기여 다니기도 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숨쉬기도 힘들었다. 범죄 후송이기에 우리는 단속 칸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자리는 없어 그냥 서서 가지 않으면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가야 했다. 손에는 그냥 수갑을 차고  있었다.

정전이 되면 기차는 가다가도 멈춰 서군 했는데 어떤 때는 다리를 건너다가도 멈춰 서서 반나절이 걸려서야 다시 움직일 때도 있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만한 거리인데 한국은 두 시간이면 간다고 하는데 그만한 거리를 우리는 일주일을 갔다.

증산에 도착을 하고 우리를 입사시키고 호송하던 선생이 돌아가면서 하는 말이 우리더러 죽지 말고 꼭 살아 나오라고 눈물이 글썽해서 우리 손을 꼭 잡고 말을 한다. 나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감옥에 들어가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도 같이 울었다. 다만 얼마라도 같이 있었다고 정이 들었다고 헤어지면서 우리도 많이 울었다.

여기서 죽어서 집에 가지 못하면 불쌍한 우리 엄마 아버지를 다시는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는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렸다. 본사에서 또 옷을 벗고 펌프질을 당하고 가지고 온 짐 검사를 하고 돈이나 가지고 들어가지 못할 물건은 모두 회수 당했다.

우리는 3과에 배치를 받았는데 거기는 여자 감옥 이였다. 3과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내가 여기에서 살아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섬직한 생각에 머리카락이 다 일어섰다. 거기에 이미 있던 여자 죄수들은 모두가 누덕누덕 기운 옷을 입고 다녔는데 얼굴은 얼어터지고 새카맣게 되여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가려볼 수가 없었다. 얼굴에 살이 하나도 없고 맨 뼈만 남아 있고 눈만 반짝반짝 거렸다. 나는 너무도 무서워 온몸이 와들와들 떨렸다.

모두가 살아있는 송장들이였다. 3과는 모두 11개 반으로 되었는데 3개 반이 제일 힘든 벼농사를 지어야 했다. 3개 반은 모두가 월경자들이었다. 처음에 입사를 하고 신입반에 들어가는데 한 달 동안 그 안에서 지켜야 할 사항이나 질서를 배우고 해야 할 일을 배운다. 그리고 신입반에서는 매일 총화를 하는데 들어오기 전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솔직하게 말을 하고 반성을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관대하게 용서를 해준다는 것이다.

그걸 사실로 받아들인 몇몇 여자 애들이 들어오기 전에 지은 죄를 솔직히 말을 하고 관대 용서를 받으려고 했는데 오히려 형벌이 가해져  교화소로 갔단다. 일반 죄수들은 밭일이나  다른 쉬운 일을 할 수가 있었지만 우리 같은 배반자들은 힘든 일만 해야 했다. 별의별 죄를 짓고 들어온 사람들이 다 있었다. 매음죄, 건달죄, 사기죄, 살인미수 등등 없는 죄가 없었다.

나는 처음 그런 죄가 있다는걸 알았다. 또 어떤 여자는 꼭 남자처럼 생겼는데 남자로 가장을 하고 결혼을 세 번이나 했다가 사기죄로 들어온 여자도 있었다. 백오십명가량 되었는데  70 프로가 월경죄로 들어온 여자들이였다. 일반 죄수들은 거의 다 재범자들이였는데 매음을 하다가 들어온 애들이 많았다.

그런 애들은 주로 부모가 없어 유랑 생활을 하다가 어느 여관에 이름을 걸어놓고 매음을 하다가 단속에 걸려 두 번 세 번 들어온 애들이 많고도 많았다. 우리 반에 어떤 아줌마는 북한 길 안내자에게 속아 두만강을 혼자 넘었다가 당장 붙잡혀 왔단다. 그 아줌마는 중국 음식을 한 번도 먹어 보지 못하고 이렇게 붙잡혔다고 억울하다고 울분을 토한다.

어떤 애들은 두만강을 건너 화룡이나 연길로 들어오다가 차안이나 길에서 검사를 당해 붙잡혀 온 애들도 다 있었다. 겨울에는 주로 비료 생산을 하고 다음해 농사차비를 해야 했는데  얼어붙은 얼음을 까고 감탕 흙을 광주리에 담아서 등에 지고 다녀야 했는데 감탕이 흘러 내려서 말라붙고 더러운 냄새가 나고 입은 옷들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더러운 옷을 그대로 입고 자야하고 그대로 입고 일을 해야 한다. 어떤 애들은 너무 추워서 세수도 하지 않고 다녀 얼굴에 때가 더덕더덕 붙어 있어 잘 여문 감자처럼 얼굴 껍질이 토실토실 다 일어났다.

밭에서 일을 할 때에는 밭 네모서리에 깃발을 꽂아놓고 자동 보총을 멘 군인들이 감시를 한다. 그 깃발 밖으로 나가면 도주행위를 한다고 얼마나 맞아야 하는지 모른다. 대소변도 누더기로 자그마하게 가리우고 거기에서 보게 한다. 통 옥수수를 찐 것을 밥이라고 주는데 조금 큰 물 컵 같은 그릇에 밥을 떠서 그것을 푹 뒤집어서 준다. 높이가 4센티 정도이고 직경이 한 6센티가 되는 그런 밥을 우리는 바다 물에서 건져낸 바다풀로 끓인 소금 국물에 그 밥을 말아 먹어야 한다. 먹고 돌아앉으면 배가 고프다. 밥 먹을 때 감시를 하는데 밥을 말아 먹지 않고 그냥 먹으면 감시를 하던 애들이 무조건 그 밥을 국그릇에 푹 쏟아 놓는다. 말아 먹지 않고 그냥 먹으면 허약에 걸린다는 것이다.

그렇게 먹지를 않아도 허약에 걸려서 죽는 애들이 하루에도 두세 명은 되었다. 내가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매일 감옥에 들어오는 애들이 열 명씩은 되고 죽어서 나가는 애들이 하루에 두세 명은 되었다. 거기에서 죽으면 3과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꽃동산이 있는데 죽은 사람들은 다 꽃동산에 묻어 버린다. 관이나 비석이나 그런 것도 없다.

죽으면 더러운 거적데기에 시체를 둘둘 말아 달구지에 싣고 가서 길이가 한메터, 너비가 오십이 되게 구덩이를 파고 거기에 마구 쓸어 넣는다. 키가 좀 큰 사람이 죽으면 구뎅이가 작아서 들어갈 수 없어  시체를 구뎅이에 던져 넣고 삽으로 마구 쳐서 다리를 부러뜨려서 작아지게 하고 묻어 버린다. 거기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지 하루에도 열 명씩은 된다.

11호 단련 소에는 남자 과가 다섯 개 여자 과가 여섯 개였는데 죽은 사람들은 다 그 꽃동산에 묻어 버린다. 자그마한 페니실린 주사 통에 이름을 적어서 시체위에 던지고 그대로 묻어 버린다. 그렇게 죽으면 집식구들에게 알려 주지도 않는다. 내가 있던 반에서도 네 명이나 죽었다. 죽은 사람을 옆에 놓고 같이 밤을 새고 다음날 묻으러 시체를 질질 끌고 간다. 나는 죽은 사람을 그때 처음 보았다.

둘은 하루에 같은 시간에 죽었는데 나하고 같이 입소를 한 아줌마들이다. 일도 잘한다고 선생이 자주 칭찬을 해주었는데 그만 설사를 하는 바람에 그렇게 누워서 변을 받아내다가 넉 달 만에 처참하게 죽었다. 그날 죽은 한 아줌마 아들이 아줌마가 죽은 다음날 면회를 왔다고 우리 반에 연락이 왔다. 그 아줌마 생각이 나서 우리 반 애들도 같이 울었다. 아들이 면회를 왔는데 조금만 기다렸으면 좋았을 걸 죽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러면서 그날 우리 반 애들도 많이많이 울었다. 그런데 그 아줌마는 몸 상태가 죽을 정도는 아니었는데 옆에 누웠던 한 고향 아줌마가 숨을 몰아쉬는 것을 보고 그만 그 아줌마도 놀라서 같이 숨이 넘어가 버렸다. 면회를 왔던 아들이 엄마도 만나지 못하고 통곡을 하고 갔다고 한다. 그렇게 죽어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셀 수가 없다.

어떤 선생들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도 니들 그렇게 일을 하지 않고 그러면 몽땅 꽃동산에  보내준다고 애들을 위협했다. 거기에서는 무슨 일을 하던 무조건 도급제를 실시했는데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그날 과제를 하지 못하면 주먹밥도 주지를 않는 그런 벌을 주었다.

일을 하되 질은 둘째이고 속도가 첫 번째이다. 속도가 늦은 애들은 선생이 뒤로 가면서 발로 사정없이 걷어찬다. 봄에 밭갈이를 해야 하는데 소들이 제대로 먹지를 못해 일을 할 수 없어 우리는 삽으로 몇 천 평이 되는 밭을 갈아엎고 이랑을 내고 고랑을 내고 모내기를 해야 했다. 봄에는 소가 되고 여름에는 호미가 되여 김매기를 해야 했고 가을에는 낫이 되여 가을걷이를 해야 했다. (계속)

2008년 11월 22일 중국에서 탈북녀 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