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윤리사상사에서 평화주의(Pacifism)를 가장 많이 고민한 학자 중에 하나는 라인홀드 니버이다. 니버는 젊은 시절에 기독교의 희생적 사랑(agape)을 이상으로 삼은 평화주의를 신봉했다. 하지만 히틀러의 광신적 전체주의나 공산주의의 악마적 완벽주의를 경험한 뒤에 평화주의는 기독교에 이단적인 인간교만의 변태적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니버는 메노나이트와 같은 순수한 종파주의적 평화주의를 인정했지만, 니버는 낭만적 평화주의를 냉혹한 현실정치에 맹목적으로 적용시키는 퀘이커들을 자기교만에 빠졌다고 비난했다. 개인의 이기주의(egotism)와 집단의 잔인함을 정직하게 고려한다면, 평화주의는 교만한 사기꾼의 위선이라고 니버는 봤다. 폭력과 폭력이 대결하는 인간실존(특히 국제정치판)에서는 상대적 정의와 사랑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절대적 평화주의는 국제정치판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니버는 보았다.
 
인간을 너무 고상한 존재로 보는 평화주의의 잘못된 인간관을 비판하고 집단 간에 벌어지는 철저하게 비도덕적 갈등을 깊이 고려한 라인홀드 니버는 '이상적 현실주의(idealistic realism)를 제창하면서, 악한 집단(세력)의 도전에는 무력적 대응이 더 쉽게 정의와 평화를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니버는 전체주의세력(히틀러의 나찌세력과 스탈린의 공산세력)의 도전을 받은 미국은 낭만적 평화주의를 포기하고 군사적 대응을 하는 것이 더 기독교적이고 실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평화주의를 핑계로 전체주의적 정치세력의 도전을 회피하거나 방관하는 것은 차라리 전쟁으로 전체주의적 정치세력의 도전과 싸우는 것보다 더 악독한 짓이라고 니버는 주장했다. 평화주의는 오직 비정치적 종교영역에서만이 도덕적 판단기준으로서 그 타당성을 인정받는다고 니버는 보았다.
 
나찌독재나 공산독재와 같은 전체주의적 도전을 회피하는 평화주의는 자기교만의 망상(self-righteous illusions)에 빠진 악인의 자기변명일 뿐이라고 니버는 규정했다. 그래서 니버는 악마적 전체주의세력에 대항하는 필요악으로서의 전쟁을 기독교인들도 지지할 것을 요구하는 정치-종교윤리학을 주창했다. 이 세상에는 큰 악과 작은 악의 싸움일 뿐이기 때문에, 큰 악을 제압하는 작은 악은 이 세상에서 상대적으로 더 정의롭고 자비로운 세력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만약에 악마적 전체주의세력이 완벽한 정의와 절대적 평등의 구호를 앞세우면서 여러 모로 부족한 자유민주세력을 침공하면, 전쟁으로서 이를 막는 것이 가장 정의롭고 평화적인 해결책이라고 니버는 믿었다. 전쟁을 무조건 반대하는 맹목적 평화주의자들은 사실상 전체주의적 전쟁광들이 가장 좋아하는 폭력의 노예들이다.
 
이런 니버의 기독교적 현실주의(faithful realism)는 냉전시대에 전체주의세력을 제압하는 전쟁을 미국정부가 소명의식을 가지고 수행하는 데에 윤리적, 종교적,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기독교 정신이 사회의 근저에 깔려 있는 미국인들에게 인간의 사악한 본성을 깊이 계산하지 않은 사이비 평화주의(pseudo-pacifism)는 히틀러, 스탈린, 김일성과 같은 전체주의적 선동가들을 번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숭배에 기반된 전체주의적 독재체제를 붕괴시키는 데에는 몽상한 평화주의가 아니라 현실적 군사활동이 더 윤리적일 수 있다고 니버는 주장했다. 한국전에 대한 트루만 대통령의 군사적 대응도, 니버의 주장처럼, 전체주의적 공산세력의 팽창에 대한 현실주의적 개입이라고 '라인홀드 니버의 사상'을 저술한 고돈 하랜드는 해석했다. 
 
평화주의에 대한 니버의 강력한 비판은 악마적 전체주의의 도전에 직면한 국가에서는 매우 적정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북한 김정일 전체주의집단에는 평화주의가 전혀 부적적하고, 심지어 대북 평화주의는, 김대중 정권의 경우에서 확인되었듯이, 악마적이기까지 하다. 김정일과 같은 전체주의적 독재자를 상대할 때에는 평화주의는 전쟁의 원인이 되고, 차라리 군사주의는 평화를 이룩하는 데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신격화된 김일성-정일 공산독재집단을 자유대한민국이 60년 동안 대적해서 이길 수 있었던 원인은, 민주세력의 평화주의 때문이 아니라, 군부세력의 현실주의 때문이었다고 평가된다. 주한미군과 한국군대가 공산주의가 가진 거짓 평등과 평화를 무력적으로 제압해서, 오늘날 한국의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번영이 성공했다.
 
한국의 군사정부들이 북한의 전체주의적 군사정권을 군사력과 반공정신로 제압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은 이미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만약 김대중이나 김영삼과 같은 교만한 정치적 낭만주의자(self-righteous political romantist)들이 박정희 정권 직후에 집권했다면, 대한민국은 사이비 평화주의자들 때문에 큰 정치사회적 혼란을 겪으면서 남북한 좌익세력의 희생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번성한 대한민국이 소수의 좌익세력에게 이렇게 심각하게 휘둘리는데, 만약 1980년대에 공산주의를 대화의 상대로 여기는 낭만적인 평화주의자들이 대한민국의 정부로 선택되었다면, 지금쯤 대한민국은 세계지도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민주, 인권, 평화, 평등의 정치구호들은 인간의 교만과 기만이 만들어내는 허구적 망상들이다.
 
1월 9일 조갑제닷컴에는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두 대조되는 의견들이 논해졌다. 조갑제 대표의 글을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의 對北전문가들이 월스트리트저널에 실은 글에서 “화폐개혁으로,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넌 북한정권을 도우려 하지 말고 망하도록 내버려두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고 한다. 북한을 상대로 되지도 않을 대화나 타협을 추진하지 말고 對北봉쇄망을 유지한 채 기다리면 저절로 무너질 것이라는 뜻이다.
 
 한국인은 그러나 “북한정권이 망하도록” 내버려 둘 순 없다. 우리는 구경꾼이 아니고 북한이 망한 뒤 자유통일을 해야 할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북한정권이 망하도록” 작용해야 한다. 세상엔 공짜가 없다. 북한이 망한 뒤 우리가 통일과정을 主導하려면 북한이 망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야 한다. 북한정권을 망하게 한 나라가 한반도의 主導權을 쥘 것이다. 중국이 그런 역할을 하지 않도록 하려면 우리가 나서서 북한정권을 망하게 하여야 한다." 
 
대북전략에 북한을 방치하자는 의견과 북한에 개입하자는 의견이 충돌한다. 하지만 깊이 보면, 두 가지 대북정책은 하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대북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을 방치하는 전략은 하나의 변형적 개입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가장 나쁜 대북전략은 남한 대통령이 좌익세력에 홀려 대북지원을 계속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에는 김정일을 도와서 북한의 전체주의적 독재체제를 연장시키려는 좌익세력의 공작이 정관계, 언론계, 종교계, 시민단체 등을 통하여 전방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일단 북한을 상대로 불필요한 대화나 타협을 하지 않은 '대북방치전략'은 하나의 효과적인 대북정책으로 평가된다. 잘못 퍼주어서 김정일의 독재를 연장시키는 것보다는 고사시키는 것이 백배 낫다.
 
하지만 좀더 인도적이고 효과적인 대북정책은 북한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다.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독재체제에는 무력적 개입이 평화적 방관보다 더 평화적이고 인도적인 전략이 된다. 남북한 평화적 해결의 이름으로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적 독재집단을 오래 방치하는 것은 진정한 평화에 매우 해로운 폭력행위가 될 수 있다. 김정일 세습독재는 히틀러나 스탈린의 전체주의보다 더 악독한 통치방식이다. 전체주의집단의 도전에 대항해서는 무력의 사용이 기독교적 사랑과 평화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니버가 오늘날 한국땅에서 산다면, 정의와 사랑의 이름으로 김정일 독재집단에 대한 군사적 공격도 평화유지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것이다. 김정일 전체주의집단은 결정적 순간에 무력적으로 사멸될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북한에 불개입하다가, 결정적 순간에 군사적 개입이 필요할 것 같다.
 
남한사회에서 악마적 독재자인 김정일에 우호적인 좌익분자들이 하나 같이 입에 '평화'를 달고 다니면서 남한의 민주적 정부에는 광란의 깽판극을 벌인다는 사실에서 좌익세력이 떠벌이는 평화주의가 얼마나 기만적이고 사악한 것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김정일을 대하면서 평화적이고 자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남한의 정치꾼들은 모두 자신을 기만하는 교만한 위선자들일 뿐이다. 김정일과 같은 전체주의적 독재자는 분노한 얼굴로 대하는 것이 정상적인 인간의 행동이다. 평화주의자들의 특징은 바로 자기교만적 몽상성(self-righteous sentimentality)이다. 조국의 민주적 정부에는 맹목적 적개심을 가지면서 적국의 악마적 독재자에게는 무한한 충성심을 가진 남한의 좌익분자들은 모두 '어둠의 자식들(chlidren of darkness)'이다. 무력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악마의 자식들...
 
김정일을 향한 평화주의적 접근방식은 악마에게 평화적 대화와 타협을 이루는 것과 같다. 독재자와 전체주의자는 악인(惡人)과 악마(惡魔)의 차이와 같다. 악인은 자신의 유한성을 인정할 수 있지만, 악마는 자신의 유한성을 거부하고 오히려 자신을 신격화한다. 히틀러, 스탈린, 김정일과 같은 전체주의적 독재자는 자신을 신격화하기 때문에 대량살상을 반드시 초래한다. 김정일을 보고 '통이 크고 대화가 통한다'고 주절댄 자는 '악마의 친구'라고 고백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정일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타도의 대상일 뿐이다. 김정일과 같은 전체주의자는 평화적이 아니라 무력적으로 다뤄야 한다. 그것이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평화주의자의 교만과 기만을 통감했던 정치·종교·사회윤리학자 라인홀드 니버가 우리에게 던지는 자유통일을 위한 냉정한 충고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