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30일, 국토해양부가 추진중인 ‘국내공항 전신검색장비 설치 계획’에 대해 인권침해 소지가 많다고 판단하고, 국토해양부장관에게 전신스캐너 설치 금지를 권고했다고 한다.

현재 미국, 영국 등 11개국 공항 검색대에서 설치 운영중인 알몸 투시기는 도입부터 인권침해 여부에 대해 격렬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었다.

알몸 투시기가 검색요원의 자의적 판단에 의한 임의 선별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고, 신체의 은밀한 부위가 유출될 우려가 있는데다 최근에는 방사선 조사에 따른 암 유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테러방지 차원에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국가들의 입장이 난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같은 권고는 우선 전신검색장비를 설치·운용함으로써 테러 예방의 효과성이 현저히 높다는 근거나, 이의 도입을 위한 법률적 근거는 명백하지 않은 반면, △전신검색장비의 설치가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음이 명백하고,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검색장비 운용에 있어 국적 및 종교에 따른 차별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판단 등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분명히 전신검색기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불특정 다수에 대한 건강상의 잠재적 위험성 또한 간과하기 쉽지 않은 문제임이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국가인권위의 권고를 존중하는 바이다.

그러나 논란속에 도입된 알몸투시기 설치를 백지화하는 문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대체로 국가안보와 인권보호는 "정"이 아닌 "부"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테러기도 차단을 위한 용의자 통신감청 행위와 같이 어느 한쪽을 보호하려 하면 다른 한쪽이 일정부분 피해를 보게 되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거시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 국가안보를 위한 행위가 반드시 인권보호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국가안보를 위한 조치들이 결국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보호하는 행위라고 할 때 궁극적으로는 인권보호의 전제조건적 행위에 해당되는 것이다. 요컨데. 인권이라는 것도 결국 생명이 있어야 보호가치가 있는 것이기에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안보 행위의 중요성이 인권보호 행위보다 우선해야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주요 선진국들이 비난여론을 무릅쓰고 전신스캐너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조건 인권보호 논리에 떠밀려 국가안보에 중요한 조치들을 허물어 버려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이다

기존의 검색장비만으로도 우리나라에서는 별 문제가 없었고 그래서 앞으로도 그럴것이라는 인권위의 예단은 무리가 있다.  우리나라에 9.11같은 대형테러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그간 우리나라가 테러세력의 주요 타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변하고 있다. 국내 이슬람인구가 8만명에 육박하면서 잠재적인 테러 온상국이 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탈레반 테러용의자들이 국내 사법당국에 의해 속속 검거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알몸 투시기가 여려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테러범들이 이러한 신형 검색장비의 등장에 맞서 좀 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드러난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하고 보완해나가야 하는 것이지 성급히 포기해야할 성질의 것은 아닌 것이다.

제도적으로, 기술적으로 우리는 좀 더 기민하게 테러세력에 대응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인권보호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보호라는 좀 더 중요한 가치를 위해 일정부분 희생을 용인해야 할 필요성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금년 11월 전세계 20개국 주요정상들의 서울에 모여 G20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어느때 보다 테러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시점이다

국토해양부는 금년 상반기 중 인천·김포 공항 등 주요 국제공항에 전신스캐너 설치를 추진 중에 있다. 국가인권위의 권고사항을 존중하여 최대한 지적사항에 대해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보완하되 전신스캐너 도입을  전면철회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