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초, 일련의 탈북자를 인솔하여 중국-몽고 국경을 넘다 국경도시인 이련호특(二連呼特)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네이멍구(內蒙古) 시린하오터(錫林浩特) 구치소에 수감되었던 탈북지원활동가 유상준(45)씨가 16일 오후 1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4개월 만에 귀국한 유상준씨(오른쪽). ⓒ자유북한방송FNK

몸무게가 56kg에서 50kg으로 줄어 초췌해진 모습의 유상준 씨는 마중 나온 지인들을 발견하자 잠시 눈물을 머금었다가 밝게 웃으며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마중 나온 탈북인권활동가들과의 재회에 이어 공안에 체포된 경위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어떤 경위로 체포당하게 되었는가?

연길시(延吉市)에서 출발하여 8월 11일 오후에 여느 때와 같이 30~40m씩 거리를 두고 3명의 탈북자를 인솔하고 있었다. 기차역 안쪽까지 도착하면 성공할 것으로 믿었으나 어느새 뒤따라온 사복 군인들이 뒤처진 탈북자들을 체포했다. 우리의 움직임을 잘 아는 누군가가 신고한 것 같다.

수감 생활은 어떠했는가? 혹 인권유린 행위는 없었는가?

수감 생활은 견딜만했지만 살인 절도 등을 저지른 10여 명의 흉악범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정신적인 고통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해코지한 적은 없었다.

4달 만에 무사히 귀국한 소감은?

체포 당시 나는 이미 죽음을 각오했고 변호사 선임 권유도 거부했었다. 하지만 어제 아침에 석방소식을 듣고 기도할 줄 모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향후 계획은?

나는 이제 중국에 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너무 빨리 이런 일을 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조용히 지내며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

도와주신 분들과 국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도움을 주신 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탈북자들은 정치난민이다. 사회에 무사히 적응하여 각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으면 한다. 아울러 탈북자들도 늘 정직하게 살아갔으면 한다.

유상준씨는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절 아내와 막내아들(故 유철웅군)을 굶주림과 질병으로 잃고 지난 98년 4월 두리하나선교회(대표 천기원)의 도움을 받아 단신으로 탈북, 2001년 8월 마지막 혈육인 큰아들 故 유철민군마저 중국에서 데려오던 도중 몽골 국경사막에서 잃게 되자 지난 2003년 11월부터 탈북지원활동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약 300여 명에 이르는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인도해 왔다.

그러던 지난 8월, 유상준씨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자유청년연대(대표 최용호), 북한정의연대(대표 정베드로), 헬핑핸즈코리아(대표 팀피터스), 북한인권운동가 노르베르트 폴러첸, 자유북한인협회(대표 한창권)는 유상준구명운동본부를 결성하고, 북한구원운동(대표 김동권), 북한정의연대, 쉰들러프로젝트(사무처장 김규호)는 석방에 필요한 벌금을 모금하는 등 유상준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운동을 전개해왔다.

또한 미국의 북한자유연대(대표 수잔숄티)는 미 국무부와 이태식 주미대사, 제임스 릴리 전 주중 미국대사에게 유상준씨의 석방을 위한 협조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후 중국 인민검찰원으로부터 '밀출국 조직, 인솔죄'로 기소된 후 지난달 26일부터 재판을 받아오던 유상준씨는 4일 네이멍구 시린궈러밍 중급 인민법원의 판결에 따라 벌금 3만 위안(한화로 약 4백 만원)을 내고 15일 강제추방 형식으로 석방되었다.

오주한 인턴기자 ohjuhan@hotmail.com

유상준씨를 마중나온 북한인권운동가들. 북한구원운동 이경한 실장, 북한인권운동가 노르베르트 폴러첸, 헬핑핸즈코리아 팀피터스 대표, 유상준구명운동본부 최영훈 대표(좌로부터). ⓒ자유북한방송FNK

선양을 거쳐 귀국한 유상준씨. ⓒ자유북한방송FNK

재회의 포옹을 나누는 유상준씨. ⓒ자유북한방송FNK

끝내 눈물을 쏟은 유상준씨. ⓒ자유북한방송FNK

눈물을 거두고 못다한 이야기꽃을 피우는 유상준씨. ⓒ자유북한방송FNK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유상준씨. ⓒ자유북한방송F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