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회의 집단주의 원칙은 김정일 독재정권이 강요하는 억압 통치의 한 수단이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체가 집단주의를 내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북한 특유의 김일성 사상이라고 하는 주체사상은 사회를 완전히 획일화 시키고, 이 사상의 테두리 안에서 주민들을 사상적 노예로 만들기 위한 생활 방식이다.

1994년 김일성이 사망이후 김정일은 세습독재체제를 이어가기위해 주민들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당과 수령의 두리에 철통같이 뭉쳐야 그 어떤 원수도 덤비지 못한다”는 허망한 거짓으로 집단주의정신을 더더욱 강요했다. 그러면서 매일같이 회의, 집회, 모임, 총화, 학습을 비롯한 행사들을 조직하고 주민들의 사상의식, 변화를 막아보려고 온갖 선전을 다했다.

그러다나니 북한주민들은 먹지도 입지도 못하면서 표현하기 어려운 정치적 압박 속에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야 했다. 당시 무고한 300만의 북한주민들이 굶어죽었다. 그러나 이들의 억울한 죽음은 김정일 독재정권의 강압통제와 감시로 인한 떼죽음이었다. 이시기 북한주민들 속에서는“고지식한 사람들만이 굶어죽었다”는 말이 나돌았다.

굶어죽은 주민들은 그만큼 김정일에게 기만당한 순진한 사람들이 이었다. 직장이나 사업소에서 쌀을 주지 못하면서도 일을 나오라고 하면 일을 나가고 모이라면 모이던 주민들이 식량구입을 하지 못하고 앉은자리에서 모두다 굶어죽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에만 의존하며 개인의 생명을 집단이라는 운명체에 바쳤다. 여기서 말하는 운명체란 남한에서 말하는 “공동체”와 차원이 다르다. 이들은 “당에서, 즉 김정일이 하라는 대로 하면 언젠가는 굶주림을 면할 수 있겠지”하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하루, 또 하루 견뎌냈다. 그러나 허기진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죽음의 문턱에 다다랐을 때쯤에야 “김정일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굶어죽으면서 친지, 자식들에게 남긴 유언들이 많다. “당에서 하는 말에 더 이상 속지 말라!”고 말이다.

그런 여운이 하도 많아서인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식도 날이 감에 따라 바뀌게 되었다. 1990년대 말 이래 지속적인 식량난을 비롯한 경제난 악화와 외부 사조 및 문물의 침투로부터 곧 주민들의 사상의식 변화는 생존에 대한 개념이 더욱 강해졌다.

우선 극도의 폐쇄적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의도적 및 집단적, 획일적 사회화 과정에 주민들의 심리적 부담과 염증이 주민들의 사상의식 변화에 잠재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즉, 지속되어 온 물질적 결핍과 생활고는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개인과 가족, 물질적 가치와 경제적 풍요 등을 중요시하는 자아중심의 개인 지향적 가치관, 실리주의적,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지니게 하였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지향하는 집단주의 사회정책은 전체 사회를 집단의 수준을 뛰어넘어 하나의 유기체로 결속하고 계급노선, 즉 출신성분에 따라 북한주민들의 의식구조 분리하여 차별화하는 정책이었다. 그 이면세계를 가리기 위한 수식어는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집단주의 원칙에 따라 "온 사회를 동지적으로 결합한 사회주의적 대가정"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전체사회를 이렇게 “사회주의적 대가정”이라는 수식어로를 들고 북한주민들이 비몽사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김정일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인민대중으로부터 체제를 옹호하며 반혁명적, 반사회주의적 경향을 없애기 위한데 있다는 것이다. 이를 집행하기 위하여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사회주의건설을 위해서는 개인주의, 자유주의 사상적 요소들을 없애고 개개인의 물질적 욕구를 없앰으로서 자본주의적 요소가 발생되지 못하도록 하며, 사람들이 당의 혁명노선과 방침을 따라 충실하게 일하는 혁명적 생활기풍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들이 사회주의혁명을 위해 몸 바쳐 일하는 정신과 자세를 견지하도록 하며 이른바 “온 사회를 혁명화, 노동계급화, 인테리화”한다는 계급정책 하에 북한주민들을 “집단주의정신”이라는 사상적 노예화의 올가미에 잡아넣으려고 획책했다.

이러한 노력은 전체 북한주민들의 사상성분에 따라 계층구분하고 의식주 생활을 통제 관리하는 물질차별분배의 원리로 이어졌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이 이 원칙을 따르지 않고서는 도저히 북한 사회에서는 육체적 인간인 사람이 생존할 수 없게 만들었다.

김정일 독재정권은 공권력과 물질적자극을 배합하는 양면정책을 썼다. 물질적 자극이 있어야만, 김정일 독재정권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타산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요약해 보면 북한의 집단주의 원칙은 오직 희세의 반인류적인 범죄자 김정일 하나를 위해 만들어졌고 그 체제를 옹호하기 위하여 2300만의 북한주민들을 작동하는 원리로 되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1990년대의 “고난의 행군”의 과정을 통해 김정일이 부르짖는“일심단결”이 김정일 폭력정치의 기만임을 일깨워준 “교훈의 행군”이였다.

이는 이제 김정일의 운명도 이미 끝장이 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준다. “인민의 마음을 떠난 수령의 정치는 반드시 망한다” 이것은 역사의 진리이며 법칙이다.

정경일 기자 wjdruddlf@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