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식량난이 가증되면서 고향을 등지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대북인권 단체인 ‘좋은벗들’ 소식지가 전했다. 소식지는 4월로 접어들면서 함경남도 북청군에서 살아남기 위해 친척집을 찾아 간단한 채비만 갖춰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떠나는 주민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먹을 것을 찾아 고향을 떠나는 가족이 많아지자 북청군에서 통제하려고 시도해보았지만 현실이 너무나 비참해 더는 말리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함경남도 북청군은 사과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푸른색바탕에 붉은 줄무늬가 간 북청사과는 단맛(10~15%)과 신맛(0.3~0.8%)이 균형을 잘 이루고 단단한 육질을 가지고 있어 유명하다. 북청사과는 김일성이 1961년 4월 북청군 용전리에서 '북청회의'로 불리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 북청확대회의가 열고, 북청을 본보기로 북한 전역의 모든 야산을 과일동산으로 가꿀 것을 제시면서 더욱 유명해 지게 된다.

당시 김일성은 북청 사과 맛을 보고는 '100년 이상 살려서 후대에게 넘겨주라'고 지시했다.
그 후 북청군을 원형으로 한 영화 “사과 딸 때”가 만들어지면서 북청사과는 유명세를 더하게 된다. 이 영화를 본 재일교포들이 북청군을 신선이 무릉도원에서 과일을 따 먹으며 지내는 지상낙원쯤으로 착각하고 북청에 가겠다고 자원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러나 사과고장이라는 유명세와는 달리 북청에서 생산되는 사과의 대부분은 김 부자에게 상납하는 8호 제품과 수출제품으로 일반주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오히려 주민들은 다른 지방에서 가져온 사과를 시장에서 구입해 먹는 형편이다. 원래 척박한 땅인 북청은 8호사과농장과 수출사과농장에서 근무하는 주민을 제외하고는 궁핍한 삶을 산다. 1990년대 대량아사시기에는 사과가 아닌 물파(대파) 장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이 많았다.

또 가족을 해체하고 방황하는 주민이 많았고, 북청군을 무릉도원으로 알고 정착했던 북송교포들도 중국으로 탈북 했다.

한편 ‘좋은벗들’은 개성시의 직장인들도 굶주림에 지쳐 직장에 출근하지 못하는 세대가 점점 많아지고 방랑생활을 시작한 집들이 늘고 있으며, 평안남도 신양, 양덕, 회창, 성천 등지에서는 식량난으로 꽃제비들이 부쩍 늘어나 평안남도의 한 구제소에서는 꽃제비들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겠다면서 꽃제비들을 내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김대성 기자 lstark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