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독재정권의 본질적 속성이 현실로 두러났다. 올해들 어서면서 북한의 동향을 살펴보면 두 개의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는 남한과 합의한 문서들의 무효화를 선언이다. 지난 1월 17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과 1월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으로 각기 전면군사대비태세 돌입과 남한과 합의한 문서들의 무효화를 선언했다.
 
둘째로 미ㆍ북 관계 정상화, 즉 통미봉남의 전략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13일 북한 외무성 담화와 23일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면담 시, 김정일의 발언은 북핵 폐기보다 미ㆍ북 관계 정상화가 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다시 말하면 북한이 핵보유국으로써의 사명을 가지고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미이다.
 
아마 미국 내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 한 정보가 흘러나오면서 김정일 독재정권은 핵보유국으로써의 새로운 의미를 가지고 미ㆍ북 관계를 해결해 보려고 접근하는 뉘앙스를 풍긴다. 한편 기존의 상투적수법을 적용하여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남한과 미국을 자극해보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보이지만 한미동맹 강화의 필요성만 강조하는 것으로 될 수 있다.
 
긍지에 빠진 김정일 독재정권
 
이 두 가지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지금 북한 김정일 독재정권이 헤어나기 어려운 미궁에 스스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 엿보인다. 북한이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으로 각기 전면군사대비태세 돌입과 남한과 합의한 문서들의 무효화를 선언한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해석해볼 수 있다.
 
첫째: 남한에 대한 위험수위를 높여 남한에 있는 친 김정일 추종자들을 부추겨 좌파정세력들에게 힘을 주어 새로운 좌파정권탄생의 구도를 마련해 보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탈북자들이 지난 기간 국회에서 벌어진 “폭력국회”사건을 보며 깨달은 것은 지난 좌파정권시절 친김정일, 좌파세력, 그 사상이 너무도 많이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여당 내에도 좌파개념에 물젖은 사람들이 많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그 많은 좌파들로부터 괴로움과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둘째로 북한인민들이 인민들을 굶겨죽이고, 온 나라를 감옥으로 만든 김정일 독재정권에 등을 돌리거나 반항하는 반사회적 경향이 날로 높아지자, 이를 강제로 제압하여 결속시켜 보려는 의도이다.
 
지금 북한주민들의 동향을 보면 장마당이나 시장에 의존하여 생존활동을 하면서 시장경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시장경제를 막기 위해 주민들의 시장 의존성을 약화시키기 위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북한주민들이 김정일 독재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래 북한사회를 경험한 필자의 경우에도 민주주의 정착과 자본주의적 개념은 시장과 장마당에서부터 주입받게 된다는 것을 느껴왔다.
 
셋째로 김정일 독재정권은 남한에 대한 위협을 조성하여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켜 경제적 지원을 얻어내 보려는 상습적인 전략에 매달려 있다.
 
지금 세계경제위기가 닥쳐옴에 따라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줄 나라는 별로 없다. 지난기간 핵무기 폐기를 빌미로 미국을 비롯한 남한, 그리고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왔지만, 김정일 독재정권의 반복되는 끈질긴 전략에 놀아나고,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한 시간끌기전략이라는 것을 알고 피로를 느끼게 되었다. 더 이상 김정일 독재정권의 명줄을 연명해줄 경제적 지원을 얻어내기 어렵다는 말이다.
 
다음으로 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였던 황장엽 선생이 주장하는 것처럼 서해상에 주둔해 있는 해군 8전단 강화와 군대의 전반적인 현대화를 위하여 서해상의 꽃게잡이를 독점하고 외화벌이를 하여 1억 달러 이상의 돈을 마련하자는데 있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가진다.
 
지금 북한 서해에 주둔한 해군 8전단의 군사무기는 거의 현대화된 무기가 없다. 지난기간 서해해전에서 보다 시피 해군 8전단 기본전투무력이 동원되었지만 모두 수동식으로 작동해야 하는 재래식 무기들이다. 이를 현대화하지 않고서는 남한과 대적할 수 없다는 것은 군사상식이 없이도 잘 알 수 있다. 더구나 영해에서의 싸움은 정신력하나만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기타 예상되는 것은 중국정부가 북한이 남한에 대하여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절대 반대하는 조건에서 남북간에 위험수위를 높여 전쟁 상황으로 이끌어 가면 중국정부가 전쟁극면을 막기 위해 더 많은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을 가 바라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김정일 독재정권이 이런 고차원의 전략까지 생각해내지는 못한다는 탈북자들의 주장이 있다.
 
이성 잃은 김정일 독재정권, 이명박 정부에 유리한 환경 만들어줘
 
이런 해석과 더불어 김정일 독재정권이 남한에 대한 위험수위를 높이던 나머지 이성을 잃고 남북관계의 앞날을 고려해보지 못하는 극단적인 오류를 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일방적으로 남북 간에 맺은 협정을 폐기함으로써, 이명박 정부가 골칫거리로 생각하던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비롯한 기존의 남북한 협정들이 저절로 무효화되어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기존처럼 북한이 6.15공동선, 10.4선언 이행을 검질기게 주장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국민투표로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조건들을 분석해 볼 때 탈북자들의 견해는 김정일 독재정권이 수령절대주의에 의한 통일전략을 저들이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한편 민주주의적 통일전략이 우세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북한이 남한에 대한 위험수위로 한미동맹강화를 주장한 꼴
 
위와 같은 상황들을 종합해볼 때, 이제 남은 과제는 이명박 정부에 쥐어져 있다. 앞으로 북한이 계속 위협을 가해올 것을 타산하여 지난 좌파 정부가 나서서 미국 부시 정부와 합의한 2012년 4월 17일 부 전시작전권 전환의 연기를 적극 검토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도 북한이 옳지 않은 태도를 취하는 조건에서 전시작전권 전환의 연기를 적극 검토하는 것을 거부할 조건은 아니라고 본다.
 
이것은 김정일 독재정권이 환상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미ㆍ북 관계 정상화, 즉 통미봉남의 전략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기회로 된다는 것을 강조하게 된다.
 
이주일 논설위원 lijui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