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량미 조달에 當간부들도 부담 느껴


최근 북한 평북지역에서 무리한 군량미 공출로 인한 여러 가지 폐해가 늘면서 주민과 당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내부소식통에 따르면 식량배급 중단으로 생계를 위협받게 된 평북 북중기계 연합기업소의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출근을 거부하면서 당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북중기계 연합기업소는 군수공장으로 작년12월까지 노동자들에게 1개월에 보름분 식량을 공급했지만 새해 들어서는 단 1kg의 식량도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소 측에서는 공장에 나와 생활총화라도 참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먹어야 혁명을 할 것 아니냐”며 출근을 거부하고 시장에 나가고 있다. 북중기계공장은 지난 2007년 김정일이 현지지도를 진행한 곳이기도 하다. 군수공장의 배급상황이 이러다 보니 다른 공장, 기업소는 더 말할 형편이 아니다.

생계의 위험에 직면한 노동자들이 너도 나도 시장에 뛰어들지만 하루 장세도 내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현재 평북지역의 시장에서는 공업품에 500원, 육류에 1000원, 일반 식품에 400원의 장세를 부여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하루 두끼도 먹기 힘든 세대가 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돈이 없는 일반 주민들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밥 먹을 돈을 아껴 탄을 구입하기 때문이다. 신의주에서는 버럭이 섞인 가루탄 1바께쯔에 천원인데 주민들은 밥과 불을 바꾼다고 말한다.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자 강력범죄도 늘고 있다. 지난 1월 15일 하루에만 평북도 지역에서 돈주(부자)들의 집을 습격하는 사건이 7건이나 발생해 당국자들을  긴장 시켰다고 한다.

소식통은 작년 북한의 전체적인 곡물생산량이 증가했음에도 올해 식량수급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원인은 “전력부족과 군량미 공출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력부족으로 수확한 곡물을 미처 탈곡하지 못해 그대로 창고에 쌓아두고 있으며 인력까지 총 동원해 탈곡을 하지만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또 탈곡되는 즉시 군량미로 실어가기 때문에 노동자들에게 배급을 줄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올해 군량미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국적으로 작년 11월부터 군량미 수거가 본격화 되었다. 특히 평안북도에서는 지난 1월5일 도안의 모든 군당책임비서들이 참석한 도당전원회의를 열고 군량미 수거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군별로 할당된 군량미 계획을 언제까지 몇 % 완수하겠다는 군당책임비서들의 결의가 있었는데 할당량의 30%~70%까지 수거할 수 있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용천군당 책임비서 혼자 120%를 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해 다른 군당책임비서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고 한다.

소식통은 용천군당 책임비서가 “자신의 호언장담을 실천하기 위해 농장원들에게 분배한 식량과 국제기구에서 주민들에게 지원한 식량을 전부 회수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하루 죽물도 먹기 힘든데 군량미로 다 뺏어가면 우린 어떻게 사느냐”며 “암행어사가 나타나 저런 놈(용청군당책임비서)을 잡아가야 한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군량미공출을 집행하는 기관원들은 불만을 터뜨리는 주민들에게“그러게 누가 백성이 되래? 간부가 되지”라고 하면서 힘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강성대국이 된다는 2012년까지 백성은 다 굶어죽고 법관과 간부들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차라리 중국에 가든 한국에 가겠다. 이 땅에서 더는 못 살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편 작년 11월 개성시 인근 농촌마을과 평성시 등에서는 주민들이 군량미로 보낼 곡식을 줄여달라는 탄원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북한전역에서 군량미 공출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대성 기자 lstarki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