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잇단 대외적 허장성세는 내부의 불안과 불투명한 전망을 의미하며 북한이 핵무기에 집착하는 것도 결국은 국제사회가 인권과 민주화와 같은 북한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공략하지 못하도록 방패막이를 치기 위한 목적이라고 현성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주장했다.

현성일 수석연구위원은 29일 (사)NK지식인연대가 주최한 '북한의 강경도발의 함의, 바람직한 대북정책 기조'라는 주제로 국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학술세미나에 참석해 최근 북한이 보이는 연이은 강경조치는 더 이상 국가정책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합리성과 이성을 상실해 가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강경책의 주요 배경에는 대외관계와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악화시킴으로써 내부의 불만과 동요를 외부위협으로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며 “이러한 견지에서 ‘순조로운 후계체제 안착’이라는 초미의 정치적 과제에 직면한 북한이 체제 종말을 의미하는 전면전이나 확전을 초래할 수 있는 국지전을 도발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 연구위원은 "김정일과의 운명공동체 의식에 함몰된 김정일 측근들과 핵심권력 엘리트들은 김정일 건강악화와 나아가 유고가 수령 1인지배체제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러한 불안감과 위기의식 속에 김정일 이후에도 체제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방도를 모색한 결과 내린 결론이 `후계구축'과 `핵보유'라는 두가지 과제의 조속한 완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 연구위원은 "그들은 김정일의 권력장악력이 날로 약화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 자칫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외부의 '적대세력'에 체제붕괴와 나아가 흡수통일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비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그는 "북한은 앞으로도 체제유지의 구심점인 김정일의 건강악화 상태가 지속되는 한 이것이 체제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대내외 정책의 전반에서 지금과 같은 강경자세를 계속 고수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 연구위원은 북한의 강경일변도 정책은 김정일의 와병 이후 정책 과정을 주도하고 있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군부의 지지를 얻기 위해 호전적 정책 결정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동혁 기자 choidd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