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花 연맹대표”들은 보위부원들로 채워져

북한에서는 해마다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을 맞으며 “김일성, 김정일화 축전”을 요란하게 벌린다. 이맘때가 되면 김일성, 김정일화 재배로 북한주민들은 너무도 심한 노역을 강요당한다. 김일성, 김정일화가 북한내에 들어오기까지는 20여년이 지났다. 그러나 이 꽃들은 북한의 자연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재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농업생산을 비롯한 북한주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에 쓰여야 할 자금과 자재, 노력들이 여기에 마구 쓰여진다.

김정일화는 1988년 김정일의 46회생일 때부터 북한에 소개됐다. 이에 대하여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이렇게 소개했다. “김정일화는 일본 시오즈까현 가께가와시 가모창포원 주임인 가모 모도데루가 20여년동안 정력적인 탐구끝에 육종해낸 새로운 품종의 꽃이다. 그는 김정일 장군님을 열렬히 신뢰하고 흠모하면서 조선식 사회주의사회를 이끌어나가는 그이의 고마운 은정에 보답하려고 자기가 육종해낸 가장 아름다운 꽃에 김정일의 존함을 모시여 ‘김정일화’라고 이름 지었다.

1988년 2월16일에 '김정일화' 꽃을 정식으로 일본에서 북한으로 가져와 김정일 생일 때 바쳤다.” 이 꽃은 피어나서 120일 동안이나 시들지 않는다고 소개한다. 이 식물은 남미가 원산인 베고니아를 개량해서 만든 것으로 줄기는 30∼60㎝가량이며 5∼6번째 잎사귀에서 첫 꽃이 피어서 10∼15개의 꽃이 차례로 피면서 올라간다고 한다. 이 꽃의 잎은 둥근 푸른색이고 꽃은 붉은 색을 띄고 있으며 번식력이 강해 15∼25℃의 온도만 유지하면 비교적 손쉽게 기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이나 탈북자들은 김정일花는 조금만 가꾸기를 게을리 해도 시들어버리고 번식도 굉장히 어려워 까탈스럽다는 의미에서 ‘까다로운花’라고 부른다.

1994년 7월 김일성은 죽기 전에 김정일화를 보고 "새로운 꽃인 김정일화가 아주 곱습니다. 꽃이 피여 넉 달 이상 볼 수 있다니 더욱 좋습니다." 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 김일성의 이런 명언과 더불어 김정일을 후계자로 내세우기 위해 1988년 김정일화가 소개된 이후 김정일 측근자들은 ‘김일성화’에 대한이 우상화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 왔다. 그 우상화의 일환으로 김정일의 생일 66돌까지 평양시에 커다란 온실을 만들아 놓고 축전을 진행해 오고 있다.

김정일화 축전 전시회는 ‘조선김정일화연맹’의 주관으로 이루어진다. 이들은 주민들의 열의를 높이기 위해서 내각 성, 중앙기관과 지방단위에 ‘김정일화 재배일꾼 강습’을 진행하며 연맹일꾼을 온실 등에 파견하여 꽃 재배에 관한 기술지도 사업 등을 병행하여 진행해왔다.

1998년 평양 대성산 중앙식물원에 김정일화 온실을 건설한 후에 각 군마다 김정일화 온실을 짓고 있으며 현재는 전국적으로 100여 개의 온실이 지어 놓았다. 특히 김정일은 이번에 김일성의 90회 생일과 자신의 60세 생일을 기념하여 ‘김일성화, 김정일화 전시관’을 대동강 기슭에 건설했다.

이 전시관은 평양 대동강구역 동평양대극장 인근에 세워진 것으로 2000년 1월에 착공되었다. 조선중앙TV 에 따르면 총 부지 면적은 3만㎡, 건축면적은 1만1천600㎡ 규모에 3층 건물로 건설되며 내부시설로는 꽃 재배장과 전시 홀 그리고 중앙 홀에는 춤추는 분수를 만들고 3층까지 2개의 계단승강기(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였다고 한다.

전시관은 기단층에는 화강석을 붙이고 나머지 벽체와 지붕 경사면들에는 모두 반사유리를 끼워 넣게 하였고 전시관에는 김일성화와 김정일화를 사계절 재배,전시할 수 있게 온도와 습도를 자동적으로 조절하는 현대적인 설비들을 갖추는 등 최신식으로 건설하였다.

“정성이면 돌 위에도 꽃을 피울 수 있다”는 말이 있지만, 북한에서 김정일화 만큼 피우기 어려운 꽃은 없다. 북한에 들여온지 20여년이 되어 오지만 좀처럼 자연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정일화 연맹일꾼들은 중국의 절강성(浙江省) 이우(義烏)에 온실 사업소를 내오고 그 꽃을 키워 북한으로 보낸다.

그러나 여기서도 북한독재체제의 본성이 나타난다. 외국에 나가 보는 것을 하나의 소원처럼 여기는 북한 간부들이 김정일화 꽃재배와 관련된 기술일꾼들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기술도 없는 보위원들을 파견한다. 결국 절강성 이우에 소재해 있는 김정일화 온실 사업소는 꽃을 키우지 못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 북한정보센터 통신원이 전하는 소식이다.

이런 의미에서 ‘김정일화’라고 불리는 꽃은 더 이상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꽃이 아니다. 극심한 식량난 속에서 북한의 인민들은 온실을 지어야 했고 자신들의 배를 움켜지면서 한 송이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 죽어갔다.

온실건설에 들어가는 막대한 경비와 인력동원 즉 온실의 꽃 하나를 키우기 위해 인민들의 피와 땀이 수없이 바쳐진 것이다. 이러한 인민들의 피와 땀을 자양분으로 김정일화는 더욱 붉은 색을 띄게 되었고 붉다 못해 핏빛에 가까운 ‘악마의 꽃’ 이 되어 버렸다.

봉건시대에 평민들은 귀족들 집의 짐승보다 못한 대접을 받았었다. 평민이 귀족 집 말(馬) 한 마리를 실수로 죽이면 그에 상응하게 죽음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봉건시대에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 현재 북한의 김정일에 의해서 태연히 일어나고 있다.

일하는 짐승도 아닌 ‘꽃’이, 사람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인민이 바로 사회역사의 주체라고 부르짖는 북한에서 사람보다 더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 김정일화이다. 꽃의 생명이 인간의 생명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이다.

이모란 기자 limora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