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이라도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은 ‘다시는 북한으로 돌아가기 싶지 않을 만큼 심한 모욕과 학대를 당한다’고 증언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경험이 있는 이영옥씨의 사례를 통해 강제 북송된 탈북자들의 현황에 대해 알아보았다.
 
가정생활이 어려워 끼니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며 살아가던 이영옥씨는 3년 전에 헤어진 언니를 찾아준다는 언니 친구의 말을 믿고 그를 따라 중국으로 왔다.
 
하지만 모든 것이 거짓이었고 인신매매에 걸려든 이영옥씨는 탈출을 시도하다 인신매매 조직에게 잡혀 모진 구타를 당하던 중, 집으로 보내달라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이때 누군가 신고했는지 중국 공안들이 들이 닥쳤다.
 
중국 공안에 체포된 이영옥씨는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북한의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그리움에 안도감도 있었다. 그러나 세관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간 순간 나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북한 보위원들이 중국 공안으로부터 탈북자들을 넘겨받으며 거침없는 ‘쌍욕’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이영옥씨가 북한 보위부 후송 당시 5명의 여자들과 함께 있었다. 보위부의 어느 한 구석진 방으로 끌려간 그들은 곧바로 발가 벗겨진 상태에서 몸수색을 당했고, 어딘가에 숨겨 놓은 돈을 찾지 못한 보위부원들은 팔을 머리 뒤로 넘겨 깍지를 끼게 한 후 다리를 양쪽으로 벌리고 앉았다 일어 섰다를 반복하는 펌프질을 기압을 시켰다.
 
19살의 어린나이인 이영옥씨는 보이지 말아야 할 곳을 드러내고 펌프질을 하는 과정에서 수치감과 부끄러움에 몸을 떨고 있었다. 왜? 이러한 이상한 기압을 시키는지 몰랐지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생식기나 항문에 감추어 놓은 돈을 찾기 위해 북한 보위부가 취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기압을 마친 사람들은 죄명에 따라 구류장과 집결소, 노동단련대로 가게 되는 데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을 말하자면 끝이 없다. 쌍욕에서 구타를 당하는 것은 기본이고, 부실한 식사와 열악한 환경 그리고 강제노동 등으로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다. 이 과정에서 죽어나간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헌 가마니에 싸여 무덤도 없이 이름 석 자도 남기지 못하고 매장되었다.
 
그 당시 누구보다도 관심을 받아야 할 임산부에게 가해지는 처벌이 가장 끔찍했다. 보통 중국 남자들에게 팔려간 여성들은 임신 상태로 북송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북한 보위부원들은 중국인의 씨를 받아 왔다는 이유로 임산부들의 배를 발로 걷어차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며 심지어 강제로 아이를 유산시키기 까지 했다. 유산시키는 방식은 주사로 약물을 투입하는가 하면 무거운 짐을 들고 달리기를 시킨다. 이러한 방법에도 유산되지 않고 태어난 아기들은 어머니와 격리 시켜 콘크리트 바닥에 그대로 방치하는 것으로 죽이거나 뒤집어 엎어놓고 질식시켜 죽이는 경우도 많다.
 
보위부 구류장에서의 35일과 6개월 동안의 노동단련대 참혹한 현장을 생각하는 이영옥씨는 지금도 중국과 국제사회를 향해 북송을 중지할 것을 소리높이 외치고 있다. 이는 이영옥씨가 직접 당하고 목격한 사실이기에 그 누구도 이영옥씨를 대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이영옥씨가 북한 보위 구류장에서 당했던 사실을 이야기 하려 한다.
 
매일 매일 심문 하는 보위원은 다른 사람이었다. 그들의 질문은 하나같이 똑같았지만 얼굴에 웃음을 짓는 간사한 자도 있었고, 죽일 듯이 달려는 자도 있었다.
 
" 한국 사람이나 종교인과 접촉 했는가 ? 언니하고 같이 한국으로 가려고 시도한 것 아닌가 "
 
억지 부리는 그들의 구타와 욕설은 매일 같이 이어졌다.
 
그들의 매일 같은 고문에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아닌 것도 옳다고 자백을 한다면 정치범으로 분류되어 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 영영 헤어 나올 수 없는 악마의 소굴에서 일생을 바쳐야 한다.
 
이에 이영옥씨는 이를 악물고, 잃어가는 정신을 가다듬고 마지막까지 아니라고 부인하며 자신과의 싸움을 했다. 아니 이영옥씨의 답변은 사실 그대로였다. 하지만 보위부원들에게는 모든 것이 거짓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러기에 그들은 거짓말을 한다고 핏대를 세우며 쌍욕을 하는 가하면 구두 발로 들어 온 몸을 마구 짓뭉갰다. 그것도 부족하여 그들은 허리에 차고 있던 수갑을 꺼내 들었다. 그것은 양쪽 엄지손가락에 채우는 작은 수갑이었다.
 
양쪽 손가락에 수갑이 잠긴 상태에서 이영옥씨를 향한 구타가 또다시 시작됐다. 엄지손가락으로 전해지는 통증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손가락은 끊어 질 것 같았다. 하지만 이영옥씨는 이를 악물고, 피눈물을 흘리며 참고 또 참았다.
 
고문의 아픔과 싸우는 과정에서 이영옥씨는 이곳에서의 아픔이 죽을 것 같이 힘들었고, 이 지옥 같은 북한의 땅에서 태어난 자신이 너무 불쌍하고 원망스러워 울고 또 울었다. 그녀의 울음소리는 소리 없이 울려 퍼졌다. <다음에 계속>
 
탈북자 한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