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에서는 김정일의 독재권력 상속자인 김정은에 대해서 관심도를 부쩍 높이고 있습니다. 비상하다고 싶으리만큼 그의 일거 수 일 투족을 투영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남한입장에서 동족이면서도 주적인 북한정권의 새 지도자에 대해서 항상 연구를 해야 하고 필요한 해부를 통해 얻어진 결론을 국민에게 내 놓아야 할 언론으로서는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와는 무관하게 김정은의 행동을 여과 없이 그냥 그대로 보도함으로서 국민의식에 여러 가지로 부작용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북한중앙텔레비전은 새해벽두부터 김정은이 군부대를 시찰하면서 병사들과 양팔을 끼고 걷거나 아버지뻘 되는 군단장의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내보냈습니다.
 
그런가 하면 흐느껴 우는 비행사들을 한 품에 안은 김정은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먹고 살기에 바쁜 주민들에게 김정은의 시찰소식은 사실 시답지 않은 얘기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매일 반복하여 선전하고 있는 걸 보면 뭔가 분명한 목적이 있다는 걸 말해줍니다. 이것을 파헤치는 게 남한언론인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계속적으로 그 목적이 노리는 위험성이 어떤 것인지 심층보도 함으로서 국민이 더는 휘말려들지 않게 선도해 나가는 것이 언론의 기본사명이라는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이걸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 사명감을 외면하고 있을뿐더러 선전을 통해 불안과 공포내지는 존경심 까지 유발시켜 보려는 북한의 심리전에 부화뇌동하고 있다는 인식마저 들게 합니다.
 
보잘 것 없는 것도 자꾸 불구고 내세우기를 거듭하다 보면 어느덧 객관적 의식에는 자연 훌륭한 인간상이 심어진다는 것은 이미 굳어진 정설인데 남한 언론이 그걸 모를 리 없습니다.
 
더욱이 주적과 이마를 맞대고 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적장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감을 갖게 하는 것은 유사시 국가의 전쟁수행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이래가지고는 주권과 자존이 있는 국가의 책임적인 언론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노예적 근성이 아니고서는 죽은 자를 국방위원장이라고 깍듯이 호칭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걸 굳이 부정하고 늦게라도 정의로운 언론으로 거듭나고 싶다면 외국 언론처럼 김정은이 직접 말을 타거나 탱크를 몰고 다니는 것은 그만큼 지도자로서의 이력이 취약함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고,
 
군부대와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것은 왕세자로 삶의 고단함 따위는 도대체 알바 없는 그가 그래도 인간친화력이 있다는 걸 조작하기 위한 계산된 ‘쇼’라는 것을 당당히 꼬집길 바랍니다.
 
차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