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부에서 대한민국과 외부 세계에 대한 주민들의 동경심이 날로 커지 것과 함께 가족단위, 집단 탈북이 늘며 당국의 악랄한 탈북방지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5개월 전 북한을 떠난 탈북자 정모씨는 고향소식을 묻는 우리에게 북한의 탈북자방지 수위에 대하여 먼저 이야기한다. 그는 현재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탈북이며 당국의 주되는 통제 역시 탈북자 방지라고 말했다.
 
남한 드라마와 외부 소식통들을 통해 남한과 외국의 실정을 이해하게 된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헤어날 수 없는 굶주림의 해답을 탈북에서 찾고도 무거운 고심에 잠겼었다.
 
태어 난 고향을 떠나는 착잡한 심정에 결단을 못하던 어느 날 쌍톱(카마우제)을 든 보안원들의 출연이 그의 등을 떠밀었다.
 
무슨 일이 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주변의 보안원들은 총동원되어 주민들이 국가기관에 이름을 붙인(가입)부업선들을 모조리 함마(헤머)와 톱으로 마구 들부시는 것이다.
 
부업선들은 대개 개인이 가산을 통틀어 장만한 것으로 국가기업에 이름을 걸어 번호를 발급받아 국가지표(생산계획)를 바친 뒤 개인의 몫을 챙길 수 있는 유일한 재산(밑천)이다.
 
번번이 있는 일에 주민들은 방송이나 TV에서 알려지지 않았지만 “또 사람들이 탈북하여 김정일이 세계적으로 망신을 한 것”이라고 나름대로 짐작한다.
 
2009년 말에는 강도적인 화폐교환으로 주민들의 자금을 무상몰수하고 어수선한(봉기조짐) 분위기를 무장계엄으로 제압하더니 올 들어서는 주민들의 목숨이 달린 생명선까지 파괴한다.
 
무자비한 보안당국의 행패에 주민들의 불만은 하늘에 닿고 배를 찾고 숨기는 숨바꼭질이 시작되었다.
 
목숨이 경각에 다다른 주민들은 바다에 띄워야 할 배를 깊은 밤 보안당국의 눈을 피해 산속으로 옮기고 또 탈곡장 오사리(옥수수 겉잎)속에 감추는 등 바닷가에 버려진 배에 번호판을 옮기며 제거명단에 등록했지만 일부는 대대적인 수색에서 허리가 잘리며 파손 당했다.
 
북한에서 평민이 배를 장만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하지만 중산층부류들의 배가 없으면 삯벌이로 먹고사는 주민들에게도 연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배의 선주들은 바다에 나가지 않고 삯벌이군들이 잡아들인 생산물의 50%에서 많게는 70%까지 갈취하지만 일자리와 돈벌이가 없는 북한에서는 선주의 세도가 만만치 않다.
 
그는 “옛말에는 소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더니 북한은 주민의 탈북에 배를 부스고 그 발악적 행태를 목격한 주민들은 “배를 토막을 내면 탈북이 끊어지나”며 더욱 확고히 집단, 가족의 탈북을 단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북한에서 “탈북만이 성공한 인생”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누구나 탈북을 희망하며 줄이(탈북루트) 없는 사람들은 내놓고 말을 못하고 속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금방 마련한 새 배를 양쪽에서 보안원들이 쌍톱으로 켜 가르는 모양은 눈 뜨고 볼수 없었다."  "배의 파산으로 탈북을 굳히게 된 사람들이 나 말고도 많을 것이다." "탈북에 대한 주민들의 지향은 막을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고 전하는 그의 얼굴은 성공한 인생으로 빛났다.
 
김정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