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죽을 때까지! 지난 7월 19일 프리덤 하우스에서 주최한 미국 워싱턴 북한인권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김정일의 반인류적 죄악상 전시회] 건으로 워싱턴에 근 열흘간 있다가 어젯 저녁 집으로 돌아 왔다. 서울에서는 한나라당의 김문수 의원, 북한인권 운동가 문국한 씨,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와 탈북여성들, 민주화 운동본부의 강철환, 김태진 공동대표, 박상학 사무국장, 탈북자 김영순 여사, 등 많은 탈북자들이 국제회의에도 참석하고 워싱턴 국회의원들, 정부인사들을 만나러 먼 길을 다녀들 가셨다. 고되고 힘든 열흘이었지만, 6자회담 바로 전에 열린 행사라 북한의 김정일에게 한 방 먹인 것 같아서 약간의 보람을 느꼈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까마득하고 험한 것만 보인다. 김정일이 죽는 날까지 이 일을 매일 계속해야 한다. 미국의 수잔 숄티 여사, 한국의 문국한 선생과 함께 주머니 돈 쌈지 돈으로, 거의 매일 돈에 허덕이며 북한인권 일을 해온 것도 이제는 5년 가깝게 되었다. 이번 프리덤 하우스의 행사에는 수많은 남한 기독교인들과 탈북자, 인권운동가들이 모두 비행기 타고 날라와서 비싼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묵으시는 것들을 보면서, 이렇게 큰 북한인권 행사에 일변 좋기도 하고 일변 비감하기도 했다. 북한에서는 한 식구가 미화 10불이면 한 달 먹고 살 수 있다. 수많은 북한 식구들을 먹여살릴 수 있는 비용을 드리며 한 북한인권 국제회의니까, 그만한 북한인권 효과가 있기를 바라면서도 마음 속 한 구텅이에는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을 떨굴 수가 없다. 그러나 이번 국제회의중 회의장 안에서 열린 [김정일의 반인류적 죄악상 전시회 – Kim Jong-il’s Crimes Against Humanity Exhibit]에도, 북한대학살 전시회를 작년 11월에 서울 국회의원 회관에서 시작하고 처음으로 프리덤 하우스에서 우리에게 고마운 재정적 지원을 해줬다. 전시회 날 아침 8시 반에는 호텔 프레스 룸에서 김문수 의원과 북한자유연대의 수잔 숄티 여사, 랍비 에이브러햄 쿠퍼 씨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김문수 의원은 누구에게나 항상 사실을 사실대로 말한다. “이렇게 성대한 북한인권 국제회의가 미국에서 열리니 고맙기는 한데, 서울에서 이런 대회가 열리면 얼마나 더 좋겠습니까! 미국회에서는 북한인권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는데, 대한민국 국회에서도 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키는 날이 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남한정권은 인권을 따지면 김정일이 화를 낸다고 저렇게 비굴하게 구는 것이 우리 나라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6자회담 열리기 전에 북한인권 특사 임명을 발표하면, 6자회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이번 프리덤 하우스 회의때 발표하려던 인권특사 임명을 미뤘다는 소문이 있으니, 도무지 어떻게 된 일입니까! 북한인권과 북핵은 별개의 일입니다. 미국은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당장 북한인권 특사를 임명해주기 바랍니다. 인권특사란 船長이 있어야, 북한인권법이란 배가 움직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미국은 자유세계의 지도자로서 그동안 여러가지 난관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인권을 거론해 왔습니다. 북한인권은 정치도 아니고 외교도 아니고 전략도 아닙니다. 북한인권은 인권! 입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한 말이라곤 믿어지지가 않는다. 다 쓰러져 가는 대한민국에도 이런 국회의원이 있다. 사이먼 비젠탈 센터, 로스 앤젤리스 인고의 기념관 부소장이자 북한자유연대에서 열심히 북한인권을 위해 일하는 랍비 에이브러햄 쿠퍼 씨는 연단에 서기 전에 빈 의자를 하나 들어다 연단 옆에 놓는다. “여러분, 내주에 다시 열린다는 6자회담에는 자리가 하나 모자릅니다. 여기 이 7번째 의자는 북한주민들이 앉아야 하는 의자입니다. 그들에게는 말할 자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그들 대신 말을 해야 합니다. 이 빈 의자가 하는 말을 우리는 전세계에 전달해야 합니다.” 그렇다! 그 빈 의자에는 2천3백만 굶어 죽어가는 북한주민들, 죽음의 수용소에서 죽지 못해 사는 수십만 정치범 노예들, 그리고 중국으로 먹을 것을 찾아 건너갔다가 짐승보다도 더 못한 삶을 이어가는 탈북난민들이 앉아있다. 그들은 모두 배고픈 눈으로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다. 먹을 것을 주시오! 인권도 필요 없고, 자유도 필요 없고, 자주도 필요 없으니, 오로지 오늘 하루 먹을 것만 주시오! 북한주민들은 인권이 무슨 말인지도 모른다. 자유가 무슨 뜻인지도 모른다. 오로지 위대한 수령님의 개소리만 듣고 살아왔기에, 위대한 수령님이 인권이고, 자유이고, 자주이고, 위대한 수령님이 모든 것이다. 다만 이 위대한 수령님이 오늘 하루 먹을 것조차 배급을 안 주시니, 개같은 수령님을 원망하는 것인데, 그런 생각조차 들키면 그때는 공개처형이나 지옥의 수용소 신세를 면할 수 없다. 7 번째의 빈 의자가 우리 모두를 지켜보고 있다. 본래 오전 9시 35분에 상영될 예정이었던 두 편의 기록영화가 좀 늦게 시작되었으나,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소녀 요코다 메구미 양의 기록영화 소개가 있었고, 짐 버터워스 씨가 제작한 “서울기차”가 본래 1시간 짜리를 20분 쯤으로 줄여서 상영했다. 짐 버터워스는 이 영화를 남한 국제영화제에 출품 상영하려다가 방해저지 당하고, 작년 11월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북한 홀로코스트 전시회]와 지난 2월 서울에서 열린 북한인권 시민연합의 국제회의에서 상영했다. 짐 버터워스 씨의 말로는 전세계 인권영화제에서 모든 국가가 이 영화를 상영하기로 결정했는데, 남한에서만 상영하지 못하겠다고 나왔다 한다. 유엔 북한인권 경고결의안에도 불참하고 기권한 나라가 북한인권 기록영화를 상영할 턱이 없다. 한심한 우리 나라! 미쳐 돌아가는 우리 나라! 언제나 최면에서 깨어나고 언제나 정신들을 차릴 것인가! 12시 가깝게 되어 오늘 인권회의의 주제 발표를 맡은 나탄 샤란스키 씨의 연설이 시작되었다. 원고도 없이 쩌렁쩌렁한 목청으로 脫蘇者 샤란스키 씨가 脫北者 강철환 기자가 쓴 “평양의 어항들”을 손에 들고, 공포사회, Fear Society 소련의 경험을 예들 들어 공포사회, Fear Society 북한을 고발한다. 샤란스키 씨가 “민주주의를 위한 변론”에서 누차 되푸리하는 것은 자신이 소련 감옥에 갇혀있을 때, 제일 반가웠던 바깥 소식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구소련을 “악의 제국, Evil Empire”이라고 규탄했을 때란다. 마찬가지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 Axis of Evil”으로 규정했다. 소련은 망했는데 북한은 아직도 살아있다. 왜? 남한의 친북좌익, 김정일의 졸개들인 김대중, 노무현, 임동원, 정동영, 이종석 무리들 때문이다. 탈소자 유태인 샤란스키는 소련을 탈출하여 찾아갈 이스라엘이란 유태인 나라가 있었다. 그곳에 가서 장관까지 지냈다. 그런데 오늘날 탈북자들은 찾아갈 나라도 없는 국제고아 신세이다. 남한의 서울이 평양과 비슷해진 오늘, 탈북자들이 찾아갈 나라는 어디 있는가? 북한인권 국제회의를 미국에서 하고 있다. 땅을 치고 통곡할 노릇이다. 저녁시간 6시 30분경이 지나고 7시 가깝게 되어서야 김문수 의원의 연설 차례가 왔다. 김의원은 이 날 이 연설을 쩡쩡 울리는 목소리로 영어로 했다. 존경하는 귀빈, 동지 여러분, 북한 동포들의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위한 이 뜻 깊은 자리에 저를 초대해주신 프리덤하우스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렇게 자유로운 미국 땅에서 성대한 만찬을 앞에 두고, 마이크 앞에 서니, 북한 주민들의 굶주린 모습이 생각 나서 가슴이 메어집니다. 굶주리고 있는 우리 북한동포를 생각하면 빵 부스러기 하나라도 남기는 것은 죄악일 것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북한을 5번 다녀왔습니다. 갈 때마다 북한주민들의 헐벗고 억눌린 모습이 너무 절망적이고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렸습니다. 98년 이후 현재까지 한국에 온 탈북자 6,870명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 자체가 6,870편의 슬프고 비참한 비극입니다. 현실이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아프고 슬픈 이야기입니다. 남한으로 탈출한 탈북자들은 이제 말할 자유를 찾았지만, 북한에 있는 주민들은 말할 자유도, 먹을 것을 찾아 나설 자유조차 없습니다. 단지 먹을 것을 찾아 나섰다는 단 한가지 이유 때문에 총살 당하고, 투옥되고, 박해 받아야 하는 땅이 나의 조국 대한민국의 반쪽입니다.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 2,300만 우리 동포들을 위해 북한인권법을 의회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눈 앞에 둔 작년 10월 만장일치로 3번씩이나 통과시킨 미국의회에 대해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당사자인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으로서, 아직도 대한민국 국회가 한국의 북한인권법을 제정하지 못하고 있고, 같은 동포인 북한주민의 인권문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 못하고 있음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지난주 미국 하원은 또한 북한의 한국인 및 일본인 납치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찬성 362, 반대 1 로 압도적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미국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수용소에 갇혀서 굶주리고 있는 북한주민에게 북한인권법과 북한인권 결의안은 최고의 복음이요, 오늘 이 회의는 최고의 진수성찬임을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저는 젊은 시절 반군사독재, 민주화 운동으로 감옥에서 3년 동안 복역을 하면서 모진 고문과 억압에 시달려야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한국의 민주화를 지지하는 외국 인사와 단체들의 격려와 한국독재정권에 대한 비판은 깜깜한 어둠속에서 절망하고 있던 저희 운동가들에게 찬란한 등불이 되었습니다. 오늘 프리덤하우스가 개최한 이 회의와 여러분의 따뜻한 한마디가 굶주리고 매 맞는 2,300만 북한동포들에게 최고의 사랑과 가장 값진 빵이 될 것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남한에서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습니다. 저는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북한주민들이 생각이 납니다. 북한주민들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두들겨 맞기 위해 태어 났습니다. 굶어죽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강철환씨의 책에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인권은 강대국의 세계전략의 도구가 아닙니다. 북한인권법안이 통과되고 발효한 지도 거의 1년이 가까워 오는데, 왜 북한인권특사의 임명이 늦어지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인권은 이 시대의 최고가치요, 그 무엇과도 바꿀 수도 없고 타협할 수도 없고 지연될 수도 없는 신성한 가치입니다. “Freedom is not free!" 북한의 자유와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를 쟁취할 그날까지 자유세계의 모든 정부와 양심세력은 함께 연대하여 싸워 나갑시다. 우리의 길이 멀고 험할수록 자유•인권•민주주의를 향한 우리의 노력은 더욱 빛날 것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녁 식사와 링크(LiNK – 북한 자유를 위한 대학생 모임)의 음악회가 끝나고, 몇이서 열심히 전시회 전시물들을 해체하고 트럭에 실으니, 밤 11시가 되었다. 프리덤 하우스의 북한인권 국제회의는 모두 끝났으나, 모레(7월 21일)부터는 메릴랜드 주 실버 스프링에 있는 지구촌 한인교회에서 다시 [북한대학살 전시회]가 나흘간 계속될 것이다. 김정일이 죽을 때까지는 지구 끝이라도 돌아다니면서, 북한인권을 북한참상을 부르짖을 것이다. 2005년 7월 24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