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이하의 북한 어린이 세 명 중 한 명이 영양 부족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유엔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유엔은 이날 인권상황 보고서를 통해 북한 어린이 수백만 명이 신체와 정신 발육에 필요한 음식과 의료 및 건강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해 5세 이하 북한 어린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식량 부족난이 심각한 농촌 지역 어린이들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또 맑은 물 부족에서 비롯된 이질로 어린이 다수가 목숨을 잃고 있으며, 위생 시설과 전기 공급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병원도 외관상으로는 깨끗하지만, 실상은 딴판이다. 수돗물이나 전기 공급을 받는 병원이 거의 없으며, 의약품 공급도 부족한 실정이다. 평양 시민은 상대적으로 편안한 생활을 누리지만, 나머지 지역의 상황은 더욱 끔찍하다. 전체 인구의 3분의 2가량인 1천600만여 명이 월 2차례의 배급에 의지한 삶을 살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북한 정권은 경제 성장을 부추길 장기적인 구조 개혁 작업에 나설 조짐이 없다. 북한 당국은 전체 2천400만여 명의 인구를 먹여 살릴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지 못해 외부 세계의 지원에 의존하는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유엔은 이에 따라 올해 북한에 1억9800만 달러(약 2318억원)를 지원해 줄 것을 촉구하며 지원액 대부분은 식량과 관련된 사업에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롬 소바지 평양주재 유엔 상주 조정관은 “한 세대에 걸친 북한의 심각한 영양실조 문제는 신체 성장, 인식능력, 학습능력 측면에서 전체 국민에게 장기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비교적 북한실상을 조사했지만 보다 첨예한 식량배급문제는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보고서에 지적된바와 같이 “전체 인구의 3분의 2가량인 1천600만여 명이 월 2차례의 배급에 의지한 삶을 살고 있다”면 굶어죽는 주민이 한명도 없을 것이다.
 
2011년 9월에 탈북한 이씨(함경북도 길주군)는 “북한에서 살 때 식량배급은 한 번도 주지 않았다, 어쩌다 준다면 김일성, 김정일 생일을 맞아 2일분 식량을 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주민들은 시장에 나가 땡볕에서 하루를 살기 위한 삶의 전쟁을 치루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 2010년 7월에 탈북한 신씨(양강도 혜산시)는 “외부에서 지원했다는 식량을 배급 받아 본적은 없다, 그 식량은 모두 군인들에게 공급되었다”며 “아이들은 배급소라는 말조차 모른다, 쌀이 떨어지면 응당 시장에 가서 사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당국은 1994년부터 현재까지 평양시를 제외한 전역에서 주민들에 대한 식량배급을 전면 차단했다. 이로 인해 북한당국이 말하는 ‘고난의 시기’에는(1995~1998) 300만이 넘는 아사자가 발생했고 지금도 주민들은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
 
유엔당국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한다면 철저한 식량배급 감시 하에 실제로 주민들에게 공급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야 할 것이다.
 
신남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