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부기구인 ACAPS가 세계 각국의 식량 사정과 정치, 인권상황 등을 기준으로 국가별 위기 상황을 평가하면서 북한 주민 1인당 하루 식량 배급량이 한달 새 40% 줄어든 것으로 보고한 가운데 북 내부에서는 전혀 다른 증언이 나왔다.
 
자유북한방송이 29일 함북, 양강도 주민들과 인터뷰한 결과 “배급을 내어준 적도 없으며 주민들은 여전히 식량난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함경북도 회령소식통은 “고난의 행군시절보다 농촌에서 끼니를 거르는 세대는 사라졌지만 옥수수밥과 감자로 끼니를 때우거나 장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세대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농장에서 작년수확기에 분배받은 식량은 평균 4~5개월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이 전한데 의하면 농민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소토지를 경작하거나 가축기르기, 약초나 버섯 채취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끼니를 거르는 세대도 있다.
 
소식통은 “국가에서 새로운 분조관리제 실행으로 식량생산량이 증가했다고 선전하지만 군량미마저 부족하여 분배를 실행하지 못한 농장도 있다”며 “대부분의 농장원들이 생계를 위해 농작물을 몰래 훔치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양강도 소식통은 “농민과는 달리 일반주민의 식량사정은 크게 개선되었다”며 “국가가 배급을 내어주어서가 아니라 생활력이 강해진 주민들이 장마당을 통해 자율적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삶의 질을 높여가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몇년째 장마당에서 쌀 가격이 5000원 수준에서 지속되고 있는 것은 식량공급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며 “이는 중국상품의 안정적 유입과 소규모 장사, 가내수공업 증가, 돈주들의 소규모 제조업 등의 활성화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어 “배급대상자인 보위부나 보안서도 본인배급만 주고 있어 가족들이 몰래 나와 장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뭄, 극심한 자연재해, 수확기에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국제사회의 지원까지 끊긴 상황에서도 생활수준은 높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급량이 줄어들었냐”는 질문에 “배급을 내어준 적이 없는데 줄어들고 말고가 어데있겠냐”고 반문한 소식통은 “김정은의 업적을 선전하기 위해 국가가 의도적으로 곡물생산량을 실제생산량보다 부풀리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배급이라는 말을 잊은 적이 오래며 요즘 애들은 ‘배급’이 뭔지도 모른다”고 덧 붙였다.
 
유엔이나 국제식량기구에서 방북조사를 하지 않고 북한이 제시한 자료를 기반으로 생산량을 산출하거나 평가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에 대해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석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