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정권이 탈북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작한 국경지역 철조망설치 지역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에게 자재부담을 안겨 불만이 폭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7일 “혜산시 시멘트 공장(혜화동~혜탄동)까지 설치했던 철조망 구간을 더 확대해 강구, 늪평까지 철조망을 설치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주민들이 동원되고 있다”며 “매 가정에서 철조망을 30kg를 내거나 현금을 내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 밖에도 인민반별로 구역을 나눠주어 매일 아침 구덩이를 파고 철조망을 설치할 말뚝을 세우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탈북을 막기 위해 압록강 전 지역에 철조망을 칠 계획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 소식통이 전한데 의하면 새롭게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는 강구~늪평은 혜산에서 농작물을 제일 많이 심는 지역으로 압록강의 물을 이용하기 위해 왕래가 제일 많은 곳이다. 또 강구동의 한 마을은 15세대 전부 탈북할 정도로 단속도 느슨한 곳이기도 하다.
 
소식통은 “압록강에서 물을 길어 농사를 짓는 지역주민들이 이젠 마음대로 강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국가에서 특별히 내어주는 것도 없으면서 자체로 살아가는 주민들의 생계활동을 원천 차단 시켜 놓아 모두 근심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철조망을 막는다고 하여 밀수나 탈북이 차단되는 것도 아니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철조망이 설치된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들은 철조망 위로 사다리를 놓고 밀수품을 넘기기도 한다”며 “압록강을 원천 차단하면 불편을 느끼는 것은 주민들뿐 아니라 국경경비대 군인들도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에는 주민들이 밀수품을 강밑에까지 날랐으나 저녁 7시부터 철조망 주위에 일체 민간인을 접근시키지 말데 대한 지시가 내려져 경비대 군인들이 직접 물건을 날라 약속장소까지 가져간다”며 “7월 중순에는 철조망에 사다리를 놓고 약초를 넘기던 군인이 적발되어 공개재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가 통제하면 할수록 생활전선에 나선 주민들의 밀수 방식은 더 진화될 수밖에 없다”며 “탈북이나 밀수를 생각한 주민들이 죽기살기로 덤비면 아무리 돈을 투자해 세운 철조망이라도 무용지물”이라고 덧 붙였다.
 
북한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전에는 철조망이 아니라 장벽을 쌓아도 탈북과 밀수는 계속 될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석영 기자